"간첩잡는 국정원에 간첩혐의자 글씨체 새겨..文정부 용납못할 수준"
2022.06.27 07:17
수정 : 2022.06.27 07:19기사원문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1급 국장 전원을 대기발령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정부는 통혁당 간첩 사건으로 복역한 신영복의 글씨를 국정원 원훈석에 새겼다"며 "간첩 잡는 국정원에 간첩 혐의자의 서체를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정원과 국가안보를 철저하게 망가트린 민주당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새 정부의 인사 조치를 비판할 수 있느냐"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역대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대선 기간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것도 모자라 대통령 후보를 향해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는 망언을 했다"며 "퇴임 이후에는 방송에 출연해서 (정치인·언론인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X파일을 운운하는 지경"이라고 했다. 서훈 전 원장에 대해선 북한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으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점, 원장 재직 당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사실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박선원 전 1차장에 대해선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선체 결함설을 주장한 전력이 있다. 반미학생운동과 미 문화원 점거 농성의 주역"이라며 "과연 안보와 한미동맹을 고려한 인사였느냐"고 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22일 본부 1급 보직국장, 지역 지부장 등 27명을 대기발령한 데 이어 한 단계 아래인 단장급을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국정원은 고위직을 대상으로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후 인사검증 등을 거쳐 재신임 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과정 전에 선(先)대기발령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야권은 반발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식 인사가 아닌데도 국장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정원을 장악하려는 조급함의 발로가 아니라면 절차를 요식행위로 여기며 무시하고 갈아치우겠다는 오만함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도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국정원장 물러간 지 이제 (사직원에) 잉크도 안 말랐다"며 "일거에 전원을 (대기발령)하면 물론 단장들이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안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원장과 차장, 기조실장이 잘 챙겨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외교관 출신인 김규현 국정원장을 임명하고, 1·2·3차장을 모두 국정원 출신 인물로 채웠다. 또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임명했다. 조 실장은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