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터 잡아라"…해외관광청, '포스트 코로나' 마케팅 전면전
2022.06.29 06:11
수정 : 2022.06.29 06:11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해외 관광청들이 한국인 여행객 모시기에 바쁘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지난 3년 간 마케팅 활동을 중단했던 해외 관광청들이 한국 시장을 겨냥한 유치 마케팅 활동을 앞다퉈 전개하기 시작했다.
2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해외관광청들은 여행 수요가 몰리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대규모 여행업계 행사를 가지는 가 하면, 연예인을 기용한 이슈 마케팅과 여행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박람회 참여와 팝업(한시적) 매장을 선보인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관광전'엔 해외여행 정상화를 방불케 할 만큼 40여 국가의 관광청들이 자국의 관광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 너도 나도, 한국 여행객 수 최다 기록 목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린 4월 중순부터 해외관광청들은 한국인 여행객 유치 활동을 발동했다.
가장 먼저 4월28일 포르투갈관광청과 포르투갈 한국대사관이 대폭 완화한 입국 절차와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알리며 한국 관광업계와 만남을 가지는 '관광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포르투갈관광청은 중단된 '인천~포르투갈' 직항 노선 운항 재개 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2019년에 10월 중순부터 약 5개월간 계획으로 '인천~리스본' 직항 노선을 주 2회 임시 운항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했다.
본격적인 해외관광청의 마케팅 활동은 5월 중순부터 활발해졌다.
싱가포르관광청은 5월24일 서울 종로구 디언타이틀드카페에서 '다시 만나는 싱가포르' 캠페인 발표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서 펼칠 마케팅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28일엔 영국관광청이 여행·항공·미디어 포럼을 개최하고 했다. 이날 파트리시아 예이츠 신임 영국관광청 대표가 직접 방한했는데, 이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이다.
태국관광청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입국규제 완화 조치를 계기로 올해 50만명 가량의 한국 관광객 유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괌정부관광청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여행업계 13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올해 한국인 21만명 유치 목표로 여행사 및 항공사에 마케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약속하기도 했다.
괌정부관광청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현지 코로나19 검사(유전자증폭검사(PCR) 비용을 전면 지원해 왔다. 지난 15일부터는 신속항원검사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만5000명의 방문객에게 30억 이상의 PCR 검사비를 지원했다.
말레이시아관광청은 지난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2주간 말레이시아와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교류하는 '말레이시아 로드쇼'를 부산(6월27일), 대구(6월29일), 광주(6월30일), 대전(7월1일), 제주(7월2일) 순회 개최한다.
지난 27일엔 사우디아라비아관광청까지 합세했다. 사우디관광청은 개소 이래 처음으로 방한해 2030년 내에 한국을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장에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우디관광청은 지난해 서울에 한국 사무소를 개소한 바 있으며, 오는 8월16일 에어사우디 '인천~리야드' 직항 운항으로 본격적인 여행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필리핀 관광부는 필리핀관광진흥위원회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필리핀 테마 팝업 이벤트 'It's More Fun With You in the Philippines'(필리핀에서 너와 함께 있으면 더 즐겁다) 행사를 개최하며 총 2만7332명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 연예인 이슈 몰이…국경 닫힌 국가는 '랜선' 홍보
일부 관광청들은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기용해 여행 수요를 사로잡는 전략을 펼친다.
스위스관광청은 배우 이시영을 내세워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이시영은 지난 17일(현지 시간)에 스위스관광청이 진행한 '100% 우먼' 캠페인에 함께해 세계 기록을 갱신했다.
'100% 우먼 캠페인'은 세계 최대 규모로 짜인 여성 산악 등반팀이 해발고도 4165m 브라이트호른 봉우리를 에워싸는 인간 띠를 만들어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행사다.
앞서 지난 16일엔 호주관광청이 배우 한지민이 홍보대사격으로 호주를 방문한 모습을 공개했다. 관광청에 따르면 한지민은 호주에 언니와 조카들이 거주하고 있어 호주와 독특한 인연을 맺고 있다.
싱가포르관광청은 독특하게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내세웠다. 로지가 등장하는 화보를 통해 문화적 랜드마크에서부터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색다른 명소까지 싱가포르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전히 국경 개방을 제한한 홍콩은 '랜선'(온라인)으로나마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홍콩관광청은 지난 20일 '아트 인 홍콩'(Arts in hongkong) 랜선투어를 진행해,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새롭게 떠오른 서구룡 문화지구를 실시간으로 안내했다. 서구룡 문화지구는 40만㎡(12만평)에 달하는 매립지 위에 조성한 대규모 문화 예술 단지이다.
현재 홍콩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외국인 여행객 입국을 허용하며, 7박 격리를 의무화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