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최초 3나노 양산…TSMC와 기술격차 반 년 벌렸다

      2022.06.30 13:44   수정 : 2022.06.30 15: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공정 기반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면서 전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를 단숨에 따라잡을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TMSC와의 초미세공정 기술 격차를 최대 6개월까지 벌리면서다. 삼성전자는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하며 고객사 확대 등 시장 영향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TSMC보다 최대 6개월 기술 앞서
6월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GAA 기반 3나노 제품 양산에 이어 2023년 3나노 2세대, 2025년부터 2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반면 TSMC는 올해 하반기에나 3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보다 최대 6개월 가량 선단공정 양산에서 뒤처지는 셈이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천문학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인텔도 3나노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잡아 삼성전자와 1년 이상 격차가 난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기술인 GAA를 적용해 2나노 양산 전까지 기존 핀펫(FinFET) 방식을 유지하는 TSMC와 기술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GAA는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선해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전력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핀펫 기반 5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23% 향상되며 전력소모는 45%, 면적은 16% 감소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에서 충분히 기술 노하우를 쌓고 2나노로 넘어가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공정 양산 시점을 앞당길수록 신규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다.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 확보가 곧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를 비롯해 퀄컴, 엔비디아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내부 고객 이탈을 막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2021년 기준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곳 이상이다.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분리 당시 30곳과 비교하면 4년여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300곳 이상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로선 TSMC를 추격할 중대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4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6%로, 삼성전자(16.3%)를 3배 이상 웃돈다. 다만, 첨단공정으로 분류되는 10나노 이하 시장 점유율은 TSMC와 삼성전자가 6대 4 수준으로 격차가 크지 않다. 전세계 10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단 두 곳이다.

다만, 수율 문제는 삼성전자가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이다. 통상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수율 관리 난이도가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에서 수율 하락으로 파운드리사업부가 첫 감사(경영진단)를 받는 등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양산에 발맞춰 이달 초 파운드리 사업부 내 3나노 GAA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며 수율 관리 총력전에 나섰다.

■세계 최초 역사 써나간 삼성 파운드리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뒤늦게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기술 개발 역사는 '세계 최초' 기록의 연속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경기도 기흥에 S1라인을 구축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32나노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 양산에 전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 2015년 업계 최초로 3차원 수직구조인 핀펫 기술을 14나노 공정부터 적용했고, 이듬해인 2016년 10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업계 처음으로 성공했다.
2019년 4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시스템온칩(SoC) 제품을 출하했다. 2020년부터 세계 최초로 화성캠퍼스에 EUV 전용 V1 라인을 신설한 데 이어 평택캠퍼스에 EUV 공장 V2도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세계 정상의 자리까지 올라가는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파운드리 기술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탈환을 목표로 내건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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