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걸리자 "화장실 가고 싶다"...도로 가로질러 도주한 40대 실형
2022.07.02 09:00
수정 : 2022.07.02 09: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음주단속 현장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10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도주하고, 뒤쫓던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음주측정거부),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음주운전죄로 처벌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지난해 3월 무면허 상태로 차를 운전하고, 음주단속에 걸리자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 경찰관들이 다른 음주운전 단속으로 잠시 한눈을 판 사이 10차로인 도로를 가로질러 도주하고, 뒤쫓던 경찰관을 밀어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차를 타고 가던 중 목적지 부근에서 음주단속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관에게 발각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음주단속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서 체포되는 과정에서 미란다원칙을 고지 받거나 임의동행에 동의한 사실이 없어 위법한 체포"라고 주장했다. 또 "음주측정 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고, 설사 받았다 하더라도 위법한 체포로 이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A씨와 함께 음주단속 장소로 같이 이동하고 그곳에서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현행범인체포서 또는 구속영장청구서 등에 A씨를 '붙잡아', '검거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경찰관들이 처음부터 A씨에게 강제력을 행사해 체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실제로도 경찰관들과 A씨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A씨가 저항했다거나 경찰관이 강제력을 행사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관과 A씨가 음주단속 장소로 가기 위해 이동한 거리는 50m 정도이고, 이동시간도 30초 정도에 지나지 않아 시간적·장소로 접속돼있다. "며 "A씨가 회피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했다면 당연히 음주 감지 등이 이뤄졌을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으로 수회 처벌받았음에도 재범했고, 특히 같은 범죄에 따른 징역형 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범죄를 범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하기까지 했다"며 "다만 A씨가 일부 범행을 인정하는 점,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