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군수와 껄끄러운 전남 국회의원들…총선 어쩌나?

      2022.07.03 08:50   수정 : 2022.07.03 08:50기사원문
박홍률 목포시장 예비후보가 9일 민주당 목포지역위원회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원이 의원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2022.05.09/뉴스1 ©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맞대결을 펼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노관규 무소속 후보.2020.4.14/뉴스1


명현관 해남군수(왼쪽)가 국회를 방문, 윤재갑 의원에게 국비확보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해남군 제공)2021.11.3/뉴스1

(목포=뉴스1) 박진규 기자 = 6·1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지난 1일 취임과 동시에 민선 8기 임기를 개시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새로운 관계설정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라 자부하던 전남지역에서는 22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7명이나 당선됐다. 또 비록 낙선했으나 5명의 무소속 후보들은 40%대의 득표율을 올려 민주당 후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로써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거나 선전한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벌써부터 2년 뒤 총선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지난 6·1지방선거 결과 도내에서 무소속 단체장이 당선된 곳은 목포, 순천, 광양, 강진, 진도, 무안, 영광 등 7곳이다.

당선되지 못했으나 무소속 후보가 4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린 지역도 담양(43.26%) 장성(45.96%), 곡성(46.40%), 고흥(47.02%), 장흥(42.82%) 등 5곳에 이른다.

민주당이 대선 패배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력을 펼쳤던 만큼, 이번 결과는 더욱 뼈아프게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지지층 이탈이 2년 뒤 총선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남지역 국회의원은 10개 지역구 전원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 가운데 우선 목포와 순천을 지역구로 둔 김원이·소병철 의원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6·1목포시장 선거에서 당시 현 김종식 시장은 민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음에도 박홍률 무소속 후보에게 20%p 가까운 격차로 대패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공천심사를 앞두고 박홍률 후보에 제기된 성추행 의혹을 빌미 삼아 그를 즉각 제명했고 경찰조사 결과 '혐의 없음' 결론이 나왔는데도 번복되지 않았다.

반면 김종식 후보에 대해서는 당원명부 유출 의혹과 함께 부인의 금품살포 등 여러 선거법 위반 건이 적발돼 고발됐지만 공천을 받는 데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부 시민단체는 민주당 목포지역위 사무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김원이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순천시장 선거에서도 노관규 무소속 후보가 오하근 민주당 후보를 13.87%p 차이로 승리했다.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순천시장 선호도 1위를 달리던 노 후보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지역구 의원인 소병철 의원의 개입이 의심됐다.

결국 노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순천시장 선거는 '노관규 대 소병철 대결'이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역대 선거에서 무소속이 강세를 보인 광양시장 선거는 이번에도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며 4번 연속 무소속 시장을 배출했다.

더욱이 이번 당선된 정인화 시장은 2년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서동용 민주당 의원에게 패한 바 있어, 2년 뒤 총선을 앞둔 서 의원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격이다.

고흥·보성·장흥·강진을 지역구로 둔 김승남 의원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표면상 지역구 기초단체 4곳 중 강진을 제외한 3개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으나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강진의 경우 당시 현 군수인 이승옥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했으나 상대 후보의 금품제공 의혹을 핑계로 경선 무효와 함께 무공천을 실시했다. 김승남 의원이 사실상 이승옥 후보를 지지함 셈으로, 민주당이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결과는 강진원 후보가 10%p 가까운 차이로 승리해 김 의원은 체면을 구겼다.

보성은 현 김철우 군수가 단독후보로 재선에 성공했으나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김 의원이 김 군수가 아닌 타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되면서 당선인과 껄끄러운 관계가 됐다.

고흥·장흥군수 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으나 무소속 후보와 격차가 고흥은 2532표, 장흥은 523표 차이에 불과해 이기고도 개운하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전남지역 최다선인 3선의 이개호 의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자신의 지역구 영광·장성·담양·함평군수 선거 결과 영광은 강종만 무소속 후보가 3선에 도전한 김준성 민주당 후보를 눌러 앉혔다.

장성·담양은 민주당 후보 승리로 돌아갔으나 낙선한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이 장성 45.96%, 담양 43.26%에 이르는 등 민주당 지지가 예년 같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해남·완도·진도의 윤재갑 의원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남군수 선거는 민주당 후보인 명현관 군수가 단독출마로 재선에 안착했으나 진도는 접전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김희수 무소속 후보가 박인환 민주당 후보에 16.35%p 차이 승리를 거뒀다.


또 완도군수 선거는 신우철 민주당 후보가 3선에 성공했지만 공천심사 과정에서 윤재갑 의원이 신 후보를 낙마시키려 했다는 의혹으로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

지역에서는 향후 명현관 해남군수가 신우철 완도군수, 김희수 진도군수와 손잡고 차기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윤 의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지역구 단체장들과 대척점에 있을 경우 힘든 선거가 예상된다"면서 "또한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 심사 잣대로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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