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검사소 한산하지만 확진자 증가 '불안한 여름'…경각심 느슨
2022.07.06 15:19
수정 : 2022.07.06 15:21기사원문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폭염과 장마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 일말의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휴가철 재유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어서다.
6일 오전 대전시청 남문광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난 3월만 해도 긴 대기줄로 장사진을 이루곤 했던 이곳은 불과 10여명의 시민이 검사를 받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4월 18일) 이후 확연히 달라진 검사소 풍경을 체감케 했다. 더욱이 주(週) 중반인 수요일은 검사 인원이 적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검사를 받은 시민들에게 수검 이유를 물었더니 병원에 입원하기 전 ‘음성’ 확인용 수검 사례가 많았고, 해외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젊은 부부도 눈에 띄었다.
최근 유럽에서 입국한 손녀가 확진돼 검사를 받게 됐다는 60대 여성은 “휴가를 보내려 아들 내외와 손녀들이 우리 집에 와있는데 괜스레 코로나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나 걱정이 된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도 무사했는데 뒤늦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 30대 여성은 “어머니께서 내일 대학병원에 입원하시는데 간병을 하려 했더니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고 오라고 해 부랴부랴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대전시 보건복지국 관계자는 “확진자가 늘면서 7월 들어 검사량이 전달보다 2배 정도 늘었는데, 시청과 5개 구 보건소가 운영하는 검사소보다는 동네 병·의원(대전은 300여곳)에서 검사를 받는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곧바로 결과가 나오고 확진자라면 치료제 처방이나 대면·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감염병 전담병원 3곳(충남대병원, 건앙대병원, 대전웰니스병원)에 총 378병상(위중증 31개, 준중증 28개, 중등증 319개)을 지정, 가동률은 5.6%(21개 사용)에 머물고 있는데,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해 병상 확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며 “여러 여건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것은 쉽지 않고, 정부에서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4차 백신 접종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에선 이날 0시 기준 453명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발생, 이틀째 400명대를 기록했다. 6월 26일 두 자릿수(99명)로 떨어졌던 확진자 수는 이후 100명대, 200명대를 거쳐 400명대로 올랐다.
2020년 2월 21일 첫 확진자 발생 후 현재까지 대전의 누적 확진자는 51만8868명으로 전체 인구(144만5245명)의 약 36%를 점유하고 있고, 최근 일주일(6월 29일~7월 5일) 하루 평균 294명의 확진자가 나와 직전 일주일(6월 22~28일 1266명, 하루 평균 181명)에 비해 113명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800명대(6월 28일 869명)였던 재택치료자는 8일 연속 늘며 1639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심상치 않은 양상을 띠고 있지만 시민들은 재유행 조짐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며,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리두기 시절로의 회귀 가능성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요즘 코로나 재유행에 관한 뉴스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한마디로 짜증이 난다. 정부도 바뀌었으니 더 이상 서민들 좀 먹고 살게 내버려 두고 힘들게 안 했으면 좋겠다. 코로나도 이젠 감기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고 일상회복 기조로 나아가야지, 다시 거리두기 시절로 되돌아가는 건 결사반대”라며 일손을 놀렸다.
50대 자영업자 박모씨는 “대전의 하루 확진자가 400명을 넘어섰는데 여름 휴가철이라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해외여행도 다녀오는 이들도 많아지고 하니 1000명대, 2000명대로 치솟는 건 시간 문제일 것 같다”면서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약화된 것 같아 걱정스럽다. 변종 바이러스가 번질 수 있다고 하는데, 또다시 온 나라가 코로나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