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자율주행, 서울처럼 하면 된다

      2022.07.07 18:07   수정 : 2022.07.07 18:07기사원문
지난 6월 9일 강남에서 자율주행 택시 '현대 로보라이드' 시범운영이 시작됐다.

1호 승객 오세훈 시장은 "강남 한가운데에서 자율주행을 경험하니,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는 서울시가 2019년부터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강남에 구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결과다.

기술 측면에서도 교통이 혼잡하고 고층빌딩이 밀집한 도심에서 자율주행이 성공적으로 운행됨은 의미가 크다. 개발 단계를 지나 실용화 단계로 진입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많은 도시들이 자율주행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스턴컨설팅의 '보스턴2030' 보고서에서는 보스턴의 완전 자율주행 전환을 가정했을 때 도로 30% 확장, 주차장 40% 신설에 달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해결이 어려웠던 교통 문제를 해소하며 도시 발전에 기여한다고 본 것이다.

컨설팅 기업인 KPMG의 '2020년 자율주행 준비도 지수(AVRI)'에 따르면 싱가포르·네덜란드가 1·2위, 한국은 7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가별 자율주행 정책, 제도, 기술 수준, 인프라 준비, 사회적 수용성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은 5G통신 등 인프라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으나 정책과 제도의 준비,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선두그룹과 점수차가 있었다. 1위인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를 자율주행 시범지구로 운영하고,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도 무인택시 1호 유료 운행면허를 올해 6월 크루즈사에 발급하는 등 많은 도시가 '자율주행 선도도시'를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 상암동은 세계 유일의 5G 융합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디지털 교통신호, 관제시스템, 전기차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가 구축됐고 자율주행 셔틀버스, 택배로봇, 교통약자 이동서비스 등 활발한 실증 테스트가 시행돼왔다. 현재는 2개 업체, 4대의 자율차가 유상운송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50대 규모로 운행할 계획이다. 상암, 강남뿐 아니라 곧 청계천, 청와대 인근까지 자율주행 버스 운행이 확대되는 만큼 미래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그 저변이 확대될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자율주행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자율주행 미래상과 함께 세계 TOP5를 목표로 한 5대 중점 추진과제와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혔다. 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많은 회사들이 연구개발 참여를 바라고 있고, 타 지자체보다 높은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의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은 곧 정부, 민간을 견인해 기술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도시 효율성 증가, 친환경 등 미래도시 발전의 잠재력을 실현시킬 핵심축이다. 교통은 도시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이며, 자율주행 산업의 발전은 곧 시민의 삶의 질과 편익에 영향을 미친다.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시민 생활에서 실현될 자율주행 그리고 서울의 교통혁신이 기대된다.

김시호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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