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3배 수익 보장" 주식리딩방 수사 착수

      2022.07.07 18:11   수정 : 2022.07.07 18:11기사원문

주식 리딩방에서 투자금으로 큰 수익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인 뒤 수억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피해자 모임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최근 카카오톡 주식 리딩방에서 '원금의 3배를 벌게 해주겠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사건을 이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사기 등 혐의를 적용했다.

관련 고소장 접수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A씨의 경우 지난 4월 무작위로 발송된 '고수익 보장 무료 리딩방'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입장했다.


해당 채팅방에서 자신을 모 유사투자자문업체의 전문가로 지칭한 B씨는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것처럼 성공 사례를 홍보했다. 이에 채팅방 회원들은 "속는 셈 치고 투자했더니 수익에 성공했다", "아직도 꿈 같다"며 수천만원가량의 입금 내역이 표시된 은행 입출금 화면을 인증했다.

B씨는 또 "투자금을 포함해 2주 내에 3배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원금 3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수익 달성 시 5% 수수료를 빼고 전부 돌려드린다"며 개인 맞춤 컨설팅을 권했다. B씨는 투자금 전액을 본인에게 일임할 경우 주식 투자를 통해 180% 가량 수익을 책임지겠다고 단언했다.

채팅방의 연이은 투자 성공 인증에 호기심이 생긴 A씨는 B씨에 세 차례에 걸쳐 약 1억2000만원 가량의 투자금을 입금했다. B씨는 이어 세금과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A씨에게 5800만원 가량의 추가 입금을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사기를 의심한 A씨가 돈을 입금하지 않자 B씨는 일주일 뒤 A씨를 채팅방에서 강제 퇴장 처리했다.

해당 사건으로 1억5800만원의 피해를 입은 A씨는 지난달 경남 고성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영장을 청구해 계좌 소재지를 파악한 뒤 지난달 말 A씨 사건을 서울 강동경찰서로 이관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피해자 C씨도 B씨로부터 동일한 수법으로 약 9000만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5월 25일 고소장이 접수된 C씨 사건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동경찰서로 이관됐다.

동일한 수법으로 투자금을 잃은 또 다른 피해자들의 사건은 계좌 소재지를 이유로 서울 관악경찰서에 이관된 상태다. 사기 일당이 소재가 다른 여러 계좌를 사용해 피해 규모를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한편 리딩방 관련 사기 피해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분기(1월 3일~3월 31일)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사례는 124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508건)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2020년(641건) 대비로는 2배 가까이 늘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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