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드레스코드에 작심발언..이양희, 윤리위 '중징계' 암시했었나
2022.07.08 08:11
수정 : 2022.07.08 08:11기사원문
국민의힘 당색인 붉은색 치마정장에 핑크색 마스크를 쓴 차림으로 눈길을 끈 이 위원장은 7일 오후 6시50분께 회의가 열리는 국회 본관 228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결연한 표정으로 미리 써둔 입장문을 꺼내, 회의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을 향해 읽으며 사실상 이준석 당 대표를 겨냥한 듯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 위원장은 8일 새벽 윤리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확인서의 증거 가치, 이 대표 본인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 대표와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간 업무상 지위관계, 사건의뢰인과 변호사 간 통상적 위임 관계, 소명 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비롯해 김 실장이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7억원이라는 투자유치 약속 증서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믿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이 대표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 대표는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 위반를 위반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심의 대상이 아닌 성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4월 21일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된 지 78일 만의 결정이다.
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배경을 두고 "내홍이 더 장기화 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여권 내부의 우려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경고' 내지는 '당원권 정지 3개월' 안쪽의 처분이 예상됐지만 실제 징계 수위는 이를 능가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른바 '윤핵관' 인사들이 주도하고, 윤리위 역시 집권 여당 당 대표에 대한 중징계라는 강수를 두면서 여권에서는 "결국 '윤심(尹心)'이 반영된 결과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 측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불복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성접대 사실이 없었다"며 "정황 만으로 내리는 어떠한 징계 처분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대표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 대표는 재심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 위원장은 1970년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이끌었던 고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의 장녀다. 유엔 아동권리위원, 부위원장, 위원장을 지냈고 한국인 첫 유엔 인권특별보고관(미얀마)으로 활동하는 등 아동복지·인권 분야의 전문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