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강남도 꺾이고…'빅스텝'에 주택시장 폭풍 거세지나
2022.07.09 06:01
수정 : 2022.07.09 06:01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6주째 하락했다. 지난해까지 주택 거래를 이끌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은 낙폭이 커졌다. 집값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구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거의 모든 지역에 내림세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매물은 늘어나지만 거래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다음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p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 관망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0.03%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다섯째주 -0.01%로 하락 전환한 뒤 6주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과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 등 다양한 하방 압력과 매물 적체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수 심리가 위축하며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통계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988건으로 지난 2020년 7월26일(6만6556건)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 상태가 계속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42건)과 비교해 1/5 수준으로 줄었다.
아파트 매수 심리도 9주째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8로 지난주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수급지수는 0~100사이면 매도세가, 100~200사이면 매수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서울 집값 하락은 서초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구에서 나타났다. 서초구(0.02%)는 서초·방배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지만 강남구(-0.01%)는 청담·도곡동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면서 3월 첫째주(-0.01%) 이후 1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강남4구' 송파구(-0.02%)와 강동구(-0.04%)의 내림세도 이어졌다.
특히 노도강 등 외곽지역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강북구(-0.08%)는 미아동 주요 단지 위주로, 노원구(-0.08%)는 중계·하계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하면서 내림폭이 확대했다. 도봉구도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6%로 낙폭이 커졌다.
또 동대문구(-0.06%)는 청량리·장안동 구축 위주로, 은평구(-0.06%)는 녹번·불광동 위주로 하락하는 등 강북 전체 지역에서 내림세를 보이며 하락폭이 늘어났다.
대통령실 이전,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추진 등의 호재로 12주 연속 아파트값이 올랐던 용산구도 3주째 0.00%를 기록했다.
민간 통계인 부동산R114 조사에서는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0.00%를 기록했고, 25개 구 중 23곳이 하락 내지 보합을 나타냈다. 대표적으로 도봉구는 창동 동아, 상계주공17·18단지 등이 500만~2000만원 내렸고, 관악은 봉천동 두산, 성현동아 등이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
당분간 아파트 시장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금리 인상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3분기 중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가 적용되고, 대출한도도 6억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라면서도 "차주 단위 DSR 규제를 대출액 1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3단계가 도입됐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상돼 수요가 다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