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임신중단권 보호 행정명령 서명
2022.07.09 06:18
수정 : 2022.07.09 06:18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간) 대법원의 임신중단권 무효화 판결에 맞서 이를 연방정부가 보호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임신중단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민주당에 투표해 줄 것을 호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행정명령에서 여성들이 대법원 판결 뒤에도 계속해서 임신중단을 자의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광범위한 대응 방안을 내놨다.
■ 낙태약 공급 확대
바이든이 서명한 임신중단권 보호 행정명령은 제이비어 배세라 보건장관이 주로 임무를 맡게 된다.
이 가운데에는 대법원 판결 뒤 수요가 폭증해 월그린 등 미 주요 약품 소매업체들이 구매 수량 제한에 나선 낙태약 공급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일부 주에서는 낙태약 사용도 엄격히 규제해 낙태약을 복용할 때에는 의사가 입회하도록 하기도 한다. 또 낙태약도 처방을 받도록 하고, 전화상담으로는 처방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주도 있다.
■ 소송지원·정보검색 보호
바이든은 아울러 행정명령에서 행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맞서 임신중단권을 되찾기 위한 소송에 나설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 변호인단 패널을 꾸리도록 했다.
연방정부는 앞서 임신중단 시술을 받기 위해 주 경계를 넘는 것을 막는 주에 대해서는 소송으로 제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바이든은 또 이날 행정명령에서 여성들이 임신중단에 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검색해도 이 검색 기록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요청했다.
■ "헌법 재판 아닌 다듬어지지 않은 정치권력의 실력 행사"
바이든은 이날 보수파로 재편된 미 대법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선출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대법원이 이제 통제불능 상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여성들의 임신중단권을 헌법적 권리로 판단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미 대법원 판결을 '다듬어지지 않은 정치권력의 실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판례 뒤집기는 "헌법 재판이 아니었다. 이는 다듬어지지 않은 정치권력의 실력행사였다"고 말했다.
선출직 공무원이 아닌 임명 공무원들인 대법관들이 자신의 권한 밖인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대법원이 공화당의 극단주의 세력과 합세해 통제불능 상태로 빠지면서 자유와 자치권을 훼손하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임신중단권을 뒤집는 등 공화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 줄 것도 호소했다.
바이든은 민주당이 임신중단권을 보호할 수 있는 연방법을 추진하겠다면서 공화당이 이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필리버스터를 우회할 수 있는 절대 다수당으로 만들어달라고 여성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