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피격에 몸 낮추고 움찔한 경호원…박근혜 테러와 비교
2022.07.09 10:45
수정 : 2022.07.09 16:00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거리 유세 도중 사제총에 맞아 숨진 가운데 한국 누리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주병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경호원 태도를 비교했다.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는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연설을 하던 도중 뒤에서 접근한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 데쓰야(41)에게 총을 맞았다.
이날 11시30분쯤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 첫 번째 총성이 들렸을 때 아베 전 총리는 말을 이어가다가 뒤를 돌아봤고, 이때 두 번째 발사가 이뤄지면서 아베 전 총리가 주저앉더니 이내 쓰려졌다.
결국 세 발 중 두 발의 총격을 맞은 아베 전 총리는 오후 5시3분쯤 치료 중 사망했다.
이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나라현 내 경찰과 경시청으로부터 파견된 전담 경호원도 현장에 있었다. 다만 야마가미 데쓰야가 서 있던 배후를 주시하는 경호원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영상 속 경호원들은 첫 번째 총성이 들렸을 때 움찔하며 동태를 살폈다. 다만 아베 전 총리를 적극적으로 경호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어 두 번째 총성이 들리자 그제야 아베 전 총리 뒤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방탄 가방으로 추정되는 것을 들어 올렸다. 이때도 한 경호원은 몸을 낮추며 주춤거리다 아베 전 총리가 쓰러진 것을 몇 초 뒤에 발견했다.
이를 본 국내 누리꾼들은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이 대구시 달서구 유가읍 사저에 도착해 인사말을 전할 때 발생한 '소주병 테러'와 비교하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3m가량 앞에 떨어졌고, 파편이 박 전 대통령의 1m 앞까지 튀기도 했다. 이때 경호원들은 급히 방탄가방을 펼치고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다. 특히 한 여성 경호원은 소주병을 발로 쳐내 막았고, 이 모습은 중국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경호원들이 일을 안 한다", "첫 격발 후 경후원이 바로 대응했어야 한다", "경호를 안 했다고 보는 게 맞다", "몸 날리는 경호원이 한 명도 없다", "1차 불발하고 2차까지 2.5초 정도 걸렸는데 경호원은 팔만 뻗고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 내에서도 경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위기관리 컨설팅 회사 '세이프티 프로' 사사키 야스히로 대표는 그 요인으로 아베 전 총리의 일정 변경과 현장이 지방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사이타마현 경찰 출신이자 고위 인사 경호 경험도 풍부한 사사키 야스히로는 "전날 밤 아베 전 총리의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원이 풍부한 수도권이면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지만, 요원이 한정된 현의 경우라면 좀처럼 대응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총리에게는 경시청의 경호원이 신변 경호에 들어간다. 인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24시간 경비한다"며 "그러나 지방에 갈 때는 경시청의 경호원 단 한 명만이 동행하고, 나머지는 현지 현경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사사키 야스히로는 "경시청 경호원은 아베 전 총리를 주시하면서 전면을 감시한다. 이번에 그의 대응에 미숙한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문제는 나라 현경이 담당하는 후방을 포함한 경비에 구멍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시청 경호원은 상당히 훈련돼있다. 하지만 나라현 경찰의 사복 경찰관은 아마 일렬로 줄을 서서 전원이 전면 감시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또 재빠른 움직임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