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이 뭐 길래"…지방의회 원 구성 놓고 전국 곳곳 '잡음'
2022.07.09 17:07
수정 : 2022.07.09 17:07기사원문
(전국=뉴스1) 박대준 기자,정진욱 기자,장동열 기자,김태완 기자,정다움 기자 = 전국적으로 제9대 지방의회가 이달 초부터 개원식을 갖고 의정활동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도 여야간 의장 등 자리싸움으로 원 구성을 하지 못해 개원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
더구나 일부 의원들은 당론까지 무시하며 입후보 하는 등 당내 갈등도 벌어지고 있어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7일 시의회 의장에 당선되기 위해 국민의힘과 정치적 야합을 했다는 이유로 파주시의회와 광주시의회 기초의원 2명을 제명 처리했다.
파주시의회는 민주당 8석, 국민의힘 7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민주당 이성철 의원이 당론을 무시하고 입후보해 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
광주시의회에서도 민주당 6석, 국민의힘 5석으로 이뤄져 민주당 이은채 의원이 의장을 맡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민주당의 주임록 의원이 막판 출마해 당선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의장 당선 후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경기도당은 ‘탈당조치’ 대신 ‘제명’을 결정했다.
성남시의회에서는 여야 반대 양상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18석, 민주당 16석으로 이루어진 성남시의회는 지난 8일 열린 임시회에서 3차까지 가는 투표 끝에 국민의힘 박광순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덕수 의원을 투표를 통해 의장 후보로 선출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년 만에 얻은 시민들의 염원이 야욕을 품은 이탈자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현재까지도 여야간 합의를 이루지 못해 원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지방의회도 적지 않다.
경기 김포시의회도 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전·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포시의회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석으로 동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개원은 했으나 원 구성에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에 여야 대표는 지난 4일과 5일에도 협의를 진행했지만 또다시 의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전후반기 모두 의장을 차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13석, 국민의힘 12석으로 구성된 화성시의회도 4일 임시회를 열고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앞서 양당은 의장에 민주당 김경희 의원, 부의장에 국민의힘 오문섭 의원을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배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의장단 선출마저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충남지역의 경우 대부분 기최의회가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했지만 서산시의회는 아직도 의장 자리를 놓고 파행 중이다.
서산시의회의 경우 여야 7대7 동석으로 조례에는 동수일 경우 최다선 의원이 의장이 되고 같을 경우 연장자가 의장이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규정대로 3선인 김맹호 의장이 전반기 의장이 되는 것에는 별 이견이 없으나 부의장과 후반기 의장 및 3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열릴 예정이던 개원식도 원 구성이 되지 않아 연기됐다.
세종시의회에서는 당내 내정자가 탈락하는 상황과 이로 인한 보이콧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어렵게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시의회 갈등은 지난 1일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촉발됐다. 이날 의장과 부의장 2명을 뽑았는데, 의장과 제2부의장 선출이 화근이었다.
통상적으로 의장단은 당에서 조율한 의원으로 뽑는데, 국민의힘에서 내정한 김학서 의원이 아닌 김충식 의원이 선출됐다. 이후 재선거를 통해 김학서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의장 선거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양당은 '네탓 공방'을 하며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이콧하면서 개원식도 '반쪽 행사'가 됐고, 원 구성도 파행됐지만 마라톤 협상 끝에 지난 5일 원 구성과 관련한 합의에 성공했다.
이에 여야 원내대표단은 7일 최근 의회 파행 운영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고 자성하겠다"고 사과했다.
의장을 ‘뽑기’로 선출해 구설에 오른 지방의회도 등장했다.
광주 광산구의회는 지난 1일 광산구의회는 우여곡절 끝에 전반기 민주당 의장 후보로 광산구을 지역위원회 소속 김태완 의원을 선출했다.
김 의원은 선출 당일까지 광산구갑 지역위원회 소속 김명수 의원과 의장 후보 자리를 두고 '서로 하겠다'며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광산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했고, 시당은 입장차가 팽팽하다는 점을 토대로 '뽑기'로 후보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시당은 광산구갑을 칭하는 1번, 광산구을을 칭하는 2번 종이를 뽑기함에 각각 넣었고, 이 과정에서 2번이 잇따라 뽑혀 광산구을이 지역구인 김태완 의원이 의장후보로 선출됐다.
김은정 진보당 의원은 “남부끄러워서 어디 말도 못한다”며 “시작을 알리는 원 구성부터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