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국가부도에 시위대 폭동…총리 이어 대통령 사임

      2022.07.10 18:25   수정 : 2022.07.10 18:25기사원문
경제난으로 국가부도에 빠진 스리랑카에서 시위대의 폭동이 발생해 대통령이 전격 사퇴했다. 국가부도 사태 선포 뒤 시위대가 대통령 궁에 들이닥쳐 점거에 나선 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회 의장을 통해 이번주 안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데나 스리랑카 국회 의장은 10일 TV 연설에서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하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경제위기 속에 정부가 붕괴했고, 국가부도 사태로 대통령 사퇴 요구가 빗발쳐왔다.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도 앞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수도 콜롬보에서 9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뒤 당 지도부가 사퇴를 압박했고, 결국 이에 굴복했다. 시위대는 이날 라자팍사 대통령 관저를 습격했다. 정부가 수도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시사한다.

시위대는 또 총리 사저도 습격해 불까지 질렀다. 스리랑카는 현재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바닥 났고, 이 때문에 연료, 식량, 의료용품도 다 떨어졌다. 인구 2200만명의 섬나라 스리랑카는 5월 외국 부채 상환 불능(디폴트)을 선언해 20년만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첫 디폴트 선언 국가가 됐다.

앞서 9일 수도 콜롬보에서는 시위대 수만명이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루탄, 물대포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을 압도했고, 결국 대통령 관저와 사무실을 점거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라자팍사는 소요를 예상해 이미 8일 관저를 비운 상태였다. 그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리랑카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이다. IMF 협상팀이 5월 스리랑카에 도착해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스리랑카는 아울러 민간 채권자들, 그리고 중국·일본·인도 등 채권국들과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협상도 시작했다. 현재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 규모는 500억달러가 넘는다. 스리랑카는 한 때 남아시아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잘 사는 나라였지만 경제사정이 이후 극도로 악화했다.


지난달에는 핵심 공공서비스 차량 운행을 위한 연료 확보를 위해 민간 차량 주유를 금지하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 시간씩 지속되는 단전으로 기업들의 생산활동은 엉망이 되고 있고, 학교도 폐쇄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스리랑카를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해 스리랑카 핵심 외화벌이 수단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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