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띄운 혁신위…李 공백기간 개혁 동력 잃을까
2022.07.11 05:20
수정 : 2022.07.11 05:20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으면서 이 대표가 추진한 혁신위원회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전부터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친윤계와 갈등이나 중앙윤리위원회 징계를 염두에 두고 혁신위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뇌관 '공천룰' 손대기 부담…"혁신위 당분간 동력 잃을듯"
이 대표와 친윤계는 혁신위 출범 전부터 '공천 개혁'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이 대표는 혁신위를 통해 공천을 시스템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공천"이라며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에 정권 성패가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천룰에 손을 대려고 하자 친윤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왔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고, 배현진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이 대표의 사조직에 가깝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친윤계 반발이 컸던 데다가 이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혁신위가 공천방법이나 자격 등 굵직한 공천룰 개혁에 손을 대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공천이란 게 권력을 누가 쥐고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이 대표 낙마로 (혁신위가) 유명무실화되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대표가 6개월 후에 다시 귀환할 수 있다면, 혁신위도 (이 대표가 돌아올 때까지) 기간을 연장해서 활동이 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이 당권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경우 혁신위 자체가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힘을 잃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위보다 더 중요한 게 당 지도부 체제기 때문에 혁신위를 향한 언론 주목도나 당원 관심도는 떨어질 것 같다"며 "아무래도 혁신위는 당분간 동력을 잃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혁신위 "李 징계 상관없이 추진"…윤리위 강화 의견도
최재형 혁신위원장과 조해진 부위원장 등은 이 대표의 징계와 상관없이 혁신위는 그대로 추진한다며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섰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지난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주위에서 염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이 대표 거취와 관계없이 혁신위는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국민들 기대에 맞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구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조해진 의원도 "당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당이 얼마나 변화가 필요하고 개혁이 필요한지 절실히 보여준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 혁신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만큼 (혁신위는) 별다른 변동 없이 그대로 잘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선 혁신위 회의에서는 윤리위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윤리위가 당 대표까지 징계할 수 있는 만큼 윤리위원장에 대법관 출신을 임명하는 등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윤리위가 당 대표를 징계하는 역사가 없었는데 (이번 징계 결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그에 걸맞은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정비할 것들은 정비하고, 윤리 규정도 논란이 없도록 세부적으로 정하고, 윤리위원들의 위상도 높이자는 논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도 "여러 가지 의견 중 하나고, 지금 (윤리위) 구성원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윤리위원으로) 대법관 출신이나 이런 분들을 모시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의견인데 더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오는 12일 3차 회의를 열어 혁신위원들이 활동할 소위를 분배하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설문조사 문항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