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참의원까지 개헌선 확보...아베 피살에 우파 결집
2022.07.11 10:51
수정 : 2022.07.11 11: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1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 자유민주당(자민당)을 비롯한 개헌 세력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평화헌법 개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자민당은 정신적 지주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직전 사망하면서 우파 세력이 결집한 덕분에 큰 승리를 얻었다.
11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새로 뽑는 의석 125석 가운데 63석을 얻었고 자민당과 연합하는 공명당도 13석을 확보했다.
일본에서 평화헌법 개헌을 주도하는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 승리로 인해 개헌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일본 정가에서는 자민당과 공명당을 포함한 연립세력 외에도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까지 4개당이 개헌에 긍정적이다. 일본유신회는 이번 선거로 참의원 의석이 21석으로 늘었고 국민민주당은 10석을 차지했다. 개헌에 긍정적인 4개 정당의 참의원 숫자를 모두 합하면 177석으로 참의원 전체의 3분의 2(166석)를 넘어선다.
일본 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참의원과 중의원(하원)에서 각각 3분의 2의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이후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표가 나와야 헌법이 바뀐다.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중의원 투표에서 압승을 거뒀다. 자민당(261석)과 공명당(32석) 등 개헌 세력이 전체 중의원(465석)에서 확보한 의석은 이미 3분의 2가 넘는다.
자민당은 이미 아베 재임시절부터 군대와 전쟁 포기를 규정한 일본 헌법 9조를 개정해 일본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추가하자고 주장했다. 자민당 소속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저녁 방송에서 "(개헌) 발의를 위해 3분의 2 결집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를 끝으로 약 3년은 대형 선거를 치를 필요가 없어 개헌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지난 8일 아베 총격 피살 사건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위기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10일 TV도쿄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사건 이후 설문조사에서 자민당 지지 세력이 늘어난 점에 대해 "13%가 바꿨다면 아베 전 총리의 마지막 목소리가 국민 여러분께 확실히 전달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일본 최장기 집권 총리였던 아베는 임기 내내 개헌을 주장했으며 지난 정기국회 당시 중의원 헌법심사회에서도 “지금이야말로 헌법 9조 개정을 논의하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및 러시아의 에너지 압박 때문에 안보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아베와 그의 강경 우파의 지원으로 총리에 올랐던 기시다가 아베 사후 자신의 색깔을 더욱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기시다는 자민당 내 온건 파벌인 ‘고치카이’ 출신이나 자민당 최대 우파 파벌이자 아베가 이끌었던 ‘세이와카이’의 지원을 받았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가 오는 9월에 내각 및 당직을 개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