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방방냉방' 삼성·LG 단종 냉방가전 '부활'

      2022.07.11 14:57   수정 : 2022.07.11 14:57기사원문
폭염이 계속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열린 한 집회 현장에 선풍기가 놓여 있다. 2022.7.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5월 출시한 '인버터 제습기' © 뉴스1


LG전자의 창호형 에어컨 (LG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폭염에 습기, 방마다 냉방 가전을 설치하는 이른바 ‘방방냉방’ 트렌드가 겹치면서 삼성전자·LG전자가 단종했던 소형 가전을 다시 내놓고 있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단종한 제습기 제품을 올해 5월 재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인버터 제습기’는 제습 성능을 높였음에도 에너지 소비효율을 1등급으로 맞춰 전기료 부담을 최소화했다. '저소음 모드'로 사용하면 최대치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6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5년 만에 제습기 시장에 뛰어든 건 최근 몇 년 사이 이상기후 여파 영향이 크다. 습도가 높은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지면서 에어컨에 탑재된 기본 제습 기능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수가 급증한 것이다.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13년 13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20만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100만대까지 회복했다.

LG전자는 ‘방방냉방’ 트렌드 중심에 있는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했다. LG전자가 창문형 에어컨을 내놓은 것은 10년만의 일이다. 신제품은 공기 흡입구를 전면에 배치해 에어컨 돌출을 최소화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창문형 에어컨이 제품 측면에 있는 공기 흡입구 때문에 ‘앞툭튀’(앞이 툭 튀어나온 디자인) 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한 디자인이다.

LG전자는 지난 1968년 국내 최초로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었지만 2012년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해까지 창문형 에어컨 대신 이동형 에어컨 제품군으로 ‘방방냉방’ 트렌드에 대응했지만 창문형 에어컨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에도 꾸준히 이어지며 10년 만에 제품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냉방가전 제품군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창호형 에어컨'의 출시”라며 “기존 창문형 에어컨 단점을 보완해 창호에 딱 맞는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호칭”이라고 말했다.

주요 가전 대기업이 소형 냉방가전 제품군 재출시를 연달아 결정한 건 폭염에 높은 습도까지 겹치며 방마다 냉방가전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늘었다. 이동형 에어컨 판매량도 30% 넘게 증가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창문형 에어컨과 이동식 에어컨의 판매량이 2주 전(6월 12일~18일) 대비 각각 145%, 195% 늘었다고 파악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은 기존 최대치 수준인 250만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도 2019년 4만대 수준에서 올해 30만~40만대로 3년 만에 10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중견 가전업체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신기능’으로 승부수를 뒀다. 캐리어에어컨은 국내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인 32데시벨(db) 최저 소음 창문형 에어컨을 내놨다. 위니아는 제습기 상단부에 호스를 연결해 사용하는 '스피드 마름이 키트'가 포함된 제습기를 시장에 내놨다.
비에 젖은 신발이나 눅눅한 옷장 등 집중 제습이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날씨는 개인이 바꿀 수 없는 요소인 만큼 냉방가전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다른 제품군에 대해선 수요 둔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냉방가전 시장 판매 확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가계의 소비여력 감소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가 올해 '여름 장사' 수익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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