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 '경찰국' 반발 격화… 수뇌부는 수습 고심

      2022.07.13 17:57   수정 : 2022.07.13 20:02기사원문
행정안전부의 경찰제도개선 최종안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경찰 지휘부는 내부 반발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은 경찰국 반대 '삼보일배'까지 진행해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서강오 직협 연합준비위원회 사무국장 등 직협 관계자들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경찰국 철회를 촉구하며 삼보일배에 나섰다.



삼보일배에 앞서 서 사무국장은 "행안부 장관은 직협의 경찰국 반대에 대해 정치적 집단 행위라고 말씀하는데 단 한번도 정치적 집단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경찰국 반대에 대한 의사를 표출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며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 사무국장은 몸에 '행안부 경찰국 설치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두르고 조계사 입구부터 인근 인도까지 약 10분간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면서 서 사무국장의 머리와 제복은 금세 젖었고, 안경에도 빗물이 맺혔다. 삼보일배에는 권만호 경기남부청 직협위원장 등 4명도 동참했다.

당분간 이 같은 일선 경찰들의 반발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직협은 오는 14일 명동성당에서 릴레이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직협 소속 일선 경찰관들은 지난 4일부터 전날인 12일까지 릴레이 삭발 투쟁을 벌인 바 있다.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도 지난 5일부터 9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서 사무국장은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 "경찰국 신설에 넋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를 통해 법리적으로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에 위배되는 것이란 점을 알려나가겠다"고 전했다.

일선 경찰들의 반발에 경찰 지휘부는 현장 간담회를 열고 수습에 몰두하고 있다. 경찰청 국장급 인사들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전국 시·도 경찰청을 찾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최근 집단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일련의 의사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고, 현장치안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연속해서 일선 경찰들을 만나며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장관은 경찰국은 경찰을 지휘·통제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며 경찰의 중립성 또한 훼손되지 않을 거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의 현장 방문에도 일부 경찰관들은 악수를 거부하거나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상황은 악화되는 분위기다.


한편 행안부는 오는 15일 경찰제도 개선 최종안 발표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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