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탈북민 강제북송, ‘사람이 먼저’라던 文정부 비인권적 행동"
2022.07.13 18:16
수정 : 2022.07.13 19:02기사원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현안 인터뷰에서 "'사람이 먼저다'를 외치며 인권 정부를 자처하던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국민의 생명을 정치적 흥정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가"라며 개탄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고 북송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문 전 대통령에게도 어마어마한 책임이 부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정부가 김정은 정권만 의식한 굴종적인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해당 사건이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태 의원은 북한에서 외교관을 지낸 엘리트 출신이다. 2016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공사로 활동하다 근무를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기 직전 망명을 결정해 한국 국민이 됐다.
그가 인터뷰 직전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강제북송 관련 10장의 사진에는 판문점에서 이들이 북에 인계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찍혔다.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가던 태 의원은 "충격"이란 말을 연신 반복했다. "한국에 와서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북한에서는) 총살까지 감내해야하는 어마어마한 형벌이 뒤따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담= 정인홍 정책부문장
―북송 당시 현장 사진 10장이 공개됐다.
▲사진을 보니 정말 충격적이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던 문재인 정부에서 이렇게 비인권적인 일이 일어날 수가 있나. 이들은 당시 자신들이 북송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는데, 명백한 인권 유린이다.
―당시 정부는 '흉악범'이며 '귀순의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북송의 근거로 들었다.
▲흉악범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헌법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해 오직 법원만이 범죄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고 검찰·경찰의 수사를 통해서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 사안은 행정 심문절차밖에 거치지 않아 하자가 있다. 또 사진만 봐도 귀순의 진정성이 분명하다는 점이 담겨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완전히 속인 것이다.
―국가안보실이 위헌·위법 행위를 했다는 것인가.
▲거의 모든 과정에서 헌법을 위반했다. '북한 주민은 곧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헌법 제3조를 어겼고, 국가안보실에 강제북송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 한다. 국가안보실은 행정 결정기관이 아니고 대통령의 참모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어마어마한 직권남용이라고 볼 수 있다. 행정권력을 견제하기위해 삼권을 분리한 건데 이를 어겼다고 볼 수 있다.
―직권남용을 하면서까지 북송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2019년 11월5일 정부는 북한에 북송 의사를 밝혔고, 같은 날 김정은 위원장을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하는 요청서를 보냈다. 우리가 북 주민을 보내니 부산에 제발 와주십사, 한 행위라면 정말 천인공로한 일이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두 인간의 생명을 흥정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책임론도 가능하다는 것인가.
▲당연하다.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 실장(전 외교부 장관)은 자신이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런데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은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대통령이 보고 안할 수 있나, 당연히 보고한다는 말을 했었다. 만약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 사안이 보고돼 대통령의 재가를 받고 이뤄진 거라면 어마어마한 책임이 있는 거다.
―더불어민주당은 '흉악범마저 국민으로 받아야 하느냐'고 반박하는데.
▲민주당은 자꾸 여론에 빗대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법치를 통해서 해결할 일이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나라에 와서 사법적 절차에 의해 감옥에 가고 형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이미 절차가 잘 갖춰 있다. 법치가 행정권에 의해 파괴되면 그 국가는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 차원의 조사도 이뤄질까.
▲여야가 합의해서 국정조사 혹은 특검까지도 가야한다. 우선 검찰의 철저한 조사가 끝나면 국제적인 조사가 이뤄질 거다. 유엔에서도 이미 문 정부에 이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청하고 있다. 당시 관련 절차와 기록물들은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해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도 논란이다.
▲월북이냐 아니냐 진위 여부를 떠나서 청와대가 국민이 표류 중이라는 걸 알았고 통신을 감청했으면 구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해군이 북측에 신변안전을 요구하는 방송을 하든 연락사무소를 통한 핫라인을 가동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정부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도, 대통령도 없었다.
―북한의 무력도발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무시 전략'을 써야 한다. 핵실험은 북한을 더욱 멸망으로 끌고 가는 길이라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다만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이라고 명백히 규정지어야 한다.
―남북대화 등 관계개선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 지금보다 관계가 더 악화된 때가 있다. 연평도 포격과 목함지뢰 사건 등, 일촉즉발 상황이었다. 그때 항상 북한이 먼저 우리에게 대화하자고 나섰다. 우리가 강한 입장을 보일수록 북한은 대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의 강경한 태도가 향후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 방법이라고 본다.
―북미 대화는 어떻게 전망하나.
▲미국 역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서둘러 북한과 대화하라는 미국내 압박이 지난 시기처럼 강하지는 않을 거다. 미국 안보 관심은 현재 러시아와 중국에 쏠려있고, 북한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