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도 저조한데"…4차 접종 확대 실효성 있을까
2022.07.14 05:02
수정 : 2022.07.14 05:02기사원문
60대 이상 4차 접종 3개월 경과에도 접종률 31.4%
50대 치명률 높지 않아…BA.5 백신 개발 기다릴 수도
"접종 참여 회의적…보상 강화해도 접종률 안 오를것"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재유행 대책으로 백신 4차 접종 연령대를 50대 이상으로 넓히기로 한 가운데, 접종 확대 정책에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새로 4차 접종 대상자가 된 50세 이상 연령층은 오는 18일부터 당일 접종이 가능하다.
이는 중대본이 전날 4차 접종 대상 연령층을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한 데 따른 조치다. 18세 이상 성인 기저질환자와 장애인·노숙인시설 종사자도 4차 접종 대상자에 새롭게 포함됐다.
중대본은 50대가 기저질환율이 높아지는 연령대인 만큼 고위험군에 추가하고, 확진될 경우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4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3차 접종 후 4개월이 경과한 사람이 96%에 육박해 전반적으로 면역도가 떨어진 상황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50대에게 4차 접종을 독려할 유인 요소가 많지 않다.
우선 고령층의 4차 접종이 저조하다. 60세 이상의 4차 접종은 지난 4월14일부터 3개월 동안 진행됐지만, 접종률은 지난 7일 기준으로 31.4%에 불과하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이 50대에서는 0.04%로 40대 이하(0.01%)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전체 인구 치명률(0.13%)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인 점도 걸림돌이다.
연령대별 치명률을 보면 80대 이상 2.69%, 70대 0.64%, 60대 0.16%로 기존에 4차 접종 대상이었던 60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치명률보다 높은 편이다.
조만간 우세종이 될 오미크론 BA.5 변이가 면역회피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추가 접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된다.
영국 보건청 자료에 따르면 BA.5는 BA.2와 비교해 중화항체를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중화능)이 3배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력이 있거나 접종을 마쳤더라도 재감염·돌파감염이 쉽게 일어난다는 의미다.
화이자가 올 10월을 목표로 BA.5와 BA.4에 대응할 수 있는 개량 백신을 개발 중인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는 4차 접종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개연성이 크기도 하다. BA.5 적합 백신이 나오면 5차 접종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신패스처럼 강제성을 띠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접종률이 높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기존 백신을 맞더라도 위중증 위험 감소 효과가 있다며 접종을 독려했다. 질병관리청의 4차 접종 효과 분석을 보면, 3차 접종 대비 중증 예방효과는 50.6%, 사망 예방효과는 53.8% 높았다.
아울러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련성이 의심되는 질환인 경우 의료비 지원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리고, 사망위로금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린다.
이를 두고는 피해자 보상 강화 자체에는 의미가 있지만 백신 기피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너무 각박하게 했던 것을 폭넓게 보상해준다는 의미는 분명히 있지만, 접종률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50대의 4차 접종 참여와 관련해서는 "50대라도 기저질환이 없거나 면역력 저하자나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접종을 꺼릴 개연성이 높다"며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백신이 지금 유행하는 BA.5나 BA.4, BA.2.12에 대해 전부 감염예방 효과는 없는 상황이라 위중증 예방 효과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백 교수는 "50대부터 기저질환이 많이 생기고, 기저질환자는 재감염이나 돌파감염 시 위중증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만약을 위해서 맞는 게 좋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노숙자시설에 종사하는 사람, 18세 이상 기저질환자가 맞을 수 있다고 한 부분이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와 관계없이 위중증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접종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대책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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