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강제북송 공방.."국정조사해야" vs "안보장사 말라"
2022.07.15 08:35
수정 : 2022.07.15 10: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14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반인도적 사건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한 뒤 여당이 하루만에 이를 뒷받침하고 나선 점에서 앞으로도 야당에 대한 공세 강화가 예상된다.
다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건은 전 정부 망신주기이자 안보장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국정조사나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검 등 구체적인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정치 권력을 위해 인간의 생명을 이용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사건은 당시 문정권의 북한 눈치 보기의 또 다른 결과물이자, 안보 농단 중 하나"며 "강제추방을 결정하는 불법을 저지른 책임자와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명백한 진상규명과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여당에선 전 정부 최고 책임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 제기는 물론 북송 당시 군이 아닌 경찰특공대가 호송한 점을 지적하며 절차적 문제점도 제기됐다. 당시 군 당국이 이들송환 지원을 사실상 거부하자 전후 사정을 숙지하지 못한 경찰특공대가 송환 절차를 대신했다는 정황 보도를 놓고 공세가 나온 것이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국방부는 법규정이 없어서 강제 북송할 때 지원할 수 없다고 했다는데 경찰 특공대는 어떤 법 규정으로 지원했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이번 사건을 안보농단 등의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안보 농단 사건이 아니라 동료 16명 살해 뒤 붙잡혀 귀순 의사를 밝혔다가 추방된 어민 사건이라며 적법한 범죄인 인도였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로 귀순하려던 선량한 어민이 아니라 16명을 죽인 엽기적 살인 용의자들"이라며 "귀순 의향서를 제출했는데, 당시 정부는 귀순 진정성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전 수석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 "이들이 살해도구를 버리는 등 모든 증거를 인멸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법정에서 무죄로 풀려나며 귀순자가 돼 대한민국 국민 속에서 버젓이 살아갈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게 그렇게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면 북송했을 때는 왜 가만히 계셨느냐"며 "민생과 경제에 관심을 둬서 지지율을 올려야지 전 정권을 파헤쳐서는 지지율이 안 오른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면서 여당의 국정조사 카드는 사실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여야 관계도 국민의힘이 전 정부 최고 책임자로 초점을 맞추면서 여야간 벼랑끝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