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축구장 100개 규모 반도체 기판 생산… 올해 설비 100% 가동

      2022.07.17 17:53   수정 : 2022.07.17 17: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장민권 기자】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처럼 층이 높아지고, 넓어질수록 아주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고성능화에 대응할 기판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가장 공정 난이도가 높은 서버·네트워크용 기판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난 14일 만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만난 안정훈 삼성전기 패키지지원팀장(상무)은 "하이엔드 패키지 기술 공급 업체 만이 하이엔드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부산시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대지면적 26만3323㎡(8만평)에 4500여명이 근무하는 부산 내 최대 사업장이다. 삼성전기 패키지기판의 2021년 생산실적은 70만3000㎡로 축구 경기장 100개 면적의 규모와 맞먹는다.


차세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반도체 패키지기판 연구·개발(R&D) 및 생산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이다.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 등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사용된다.

FC-BGA생산 라인이 있는 공장 내부는 먼지 한 톨도 허용하지 않는 청정구역으로 라인 안에서는 간단한 선크림, 화장품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방진복을 입은 후 에어샤워로 소독까지 마쳐야 비로소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라인 내부는 기판에 도금 처리를 한 후 회로 모양을 찍어내는 등 미세 회로 구현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자기기의 기능이 많아질수록 필요한 부품도 많아지고, 신호 전달에 필요한 길, 즉 회로가 많아지고 복잡해진다. 한정된 기판 면적 안에 많은 길(회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면으로는 부족해 겹겹이 쌓아 올려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층간에도 회로가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금 과정을 거친다. 각 층들을 연결해주는 구멍을 비아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80마이크로미터(um) 크기의 면적 안에 50um 수준의 구멍을 정확히 뚫어야 해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0분의1인 10um 수준의 비아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전기신호가 지나가는 길인 회로는 부품의 단자가 많아지고 연결해야 할 신호가 많아지면서 회로 선폭과 간격도 미세화되고 있다. 제작 과정은 원하는 회로 두께만큼 도금 후 남는 부분을 코팅한 다음 화학 작용(에칭)을 통해 필요한 회로만 형성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회로 폭과 회로 간 간격이 8~10um 수준의 얇은 선 폭을 구현해야 하는 어려운 기술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입출력 단자 수가 증가하면서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이 필요로 하는데 삼성전기는 머리카락 두께의 40분의1인 3um 수준의 회로선 폭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하반기 국내 최초 서버용 FCBGA 양산으로 하이엔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반도체 고성능화에 따라 패키지 기판 기술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서버용, ARM CPU, 5세대(G) 안테나용 등 제조 난이도가 높고, 만들 수 있는 업체가한정적인 기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삼성전기 패키지 기판 설비 가동률은 100%로 풀가동되고 있다.

mkch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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