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부른 식량부족... 결국 밀항선 올라탄다
2022.07.17 18:18
수정 : 2022.07.17 19:23기사원문
UNHCR의 필리포 그란디 고등판무관은 "전쟁, 인권, 기후 등 설명한 모든 것 위에 식량위기까지 얹어진다면 보고서에서 설명한 난민 추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식량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 영향은 매우 치명적일 것"이라며 "이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단에서 식품 가격 인상과 폭력적 폭동의 결과로 많은 이들이 탈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에 지중해 난민 사태를 겪었던 유럽 국가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이탈리아, 키프로스를 비롯한 남유럽 5개국 내무장관들은 지난달 3~4일 긴급회의를 열어 새로 유입되는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 대책을 논의했다. 해당 5개국에는 올해 들어 3만6000명의 난민이 유입됐다. 키프로스 정부는 5개국에 진입하는 난민이 올해 말까지 15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포착됐다. 올해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언한 스리랑카는 지난해 화학비료 및 농약 금지 조치로 농사를 망쳤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식량 시세가 치솟은 데다 재정이 바닥나 외국 식량을 수입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이날까지 남인도 타밀나두주에 난민 자격으로 도착한 스리랑카인은 104명으로 집계됐다.
외신들은 앞으로 스리랑카 외에도 아프가니스탄과 남아시아 섬나라에서 식량 위기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식량계획(WE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NHK와 인터뷰에서 올해는 식량이 모자라 가격이 오르는 수준이었지만 내년에는 식량을 아예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비료와 연료 가격 폭등으로 식량 생산이 어려워진다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80여개국에서 3억45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