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의 습격, 선제 방역 처방이 급선무
2022.07.17 18:42
수정 : 2022.07.17 18:42기사원문
다소 느긋하게 대응하던 당국도 사정이 급해졌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가 이날 제2차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코로나19 상황 및 대응방안을 긴급논의했다. 지난 6일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린 지 11일 만이다. 질병관리청·기획재정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련 사안을 보고했다. 오미크론 BA.2.75 변이(일명 켄타우로스)의 국내 첫 확진자가 지난 14일 발생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현재 우세종인 BA.5와 이를 대체할 BA.2.75 변이가 '쌍끌이 유행'을 주도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분석시점에 따라 BA.2.75의 증가 속도가 BA.5 대비 3~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료체계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경증환자는 일반의료체계로 전환이 이뤄져 병·의원에서 대면진료가 상당 부분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중환자나 투석·분만·소아 확진자의 경우 그때마다 별도로 병상을 지정해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서다. 수리예측이 제대로 안 되면 병상·인력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중증환자·사망자 발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방역당국은 4차 접종 대상자를 50대 이상으로 확대해 재유행에 맞서겠다는 기존 방침을 되뇌고 있다. 그러나 새 변이에 대한 감염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기존 백신을 누가 맞으려고 할지 의심스럽다. 코로나 외래진료비를 자부담으로 돌린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의료계는 이 같은 대응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차라리 3T(검사·추적·치료) 기조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들갑 떨지 않는 냉철한 대응도 좋지만 재유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선제방역 처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