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실종'…생태의 보고 영동군 물한계곡 몸살

      2022.07.18 11:07   수정 : 2022.07.18 11:07기사원문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 갓길에 밤새 주차한 차박족이 주민 쉼터인 원두막에 텐트까지 설치했다. (물한계곡자연보호사랑연합 제공)© 뉴스1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 변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들.(물한계곡자연보호사랑연합 제공)© 뉴스1

(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충북 영동군 소재 국내 최대 원시림 계곡인 물한계곡(勿閑溪谷) 일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곳에 몰려든 일부 피서객들의 무분별한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서다.



18일 물한계곡자연보호사랑연합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영동군 상촌면 일대 한천마을 상류에서 약 20㎞를 흐르는 물한계곡이 피서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여름철이면 주말 2000여명, 평일 수백명이 찾는 영동의 대표 관광 명소다.


하지만 몰지각한 일부 피서객들 때문에 환경훼손과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주말인 지난 16~17일 물한계곡을 찾은 일부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계곡변과 마을 길가 등에 방치돼 있었다. 계곡 인근 도로까지 침범한 위험한 밤새 주차와 계곡변에서 불법 취사·음주 행위 등이 곳곳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물한계곡 인근 주민들은 농기계 운행 차질 등 영농과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물한계곡 인근에서 식품매장을 하는 손모씨(65·상촌면)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와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안된다. 쓰레기만 버리고 떠나니 뒤처리는 결국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물한계곡자연보호사랑연합 관계자는"차박족 성지라 불리는 물한계곡 일대가 주말이면 쓰레기장으로 변질하기 일쑤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동군이 올바른 자연보호 문화 정착을 위해 계곡 무단 점유와 쓰레기 투기 등 불법행위 지도단속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동군 관계자는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며 "물한계곡 일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홍보 강화와 환경 정화 활동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물한계곡은 물이 차다는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약 20㎞를 흐르는 영동군 상촌면에 위치한 깊은 계곡이다. 원시림이 잘 보존된 손꼽히는 생태관광지다.
충청, 전라, 경상 삼도를 가르는 삼도봉을 거느린 명산인 민주지산과 이어지는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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