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포장지에서 맥주캔 캐릭터로… '콜라보 대장' 표곰이를 아시나요
2022.07.18 18:03
수정 : 2022.07.26 20:10기사원문
■캐릭터페어, 신생 작가·사업가에게 기회의 장
올해는 '여름을 즐기다'를 주제로 체험형 콘텐츠가 강화됐다. 캐릭터 퍼레이드를 필두로 티셔츠와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나만의 굿즈 제작 체험'와 '캐릭터 보드게임', '광화시대' 실감콘텐츠 시연 등이 관람객을 반겼다. 전시장은 캐릭터 회사 부스로 꽉 찼다.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의 아이코닉스, '콩순이' '시크릿쥬쥬'의 영실업, '헬로카봇'의 초이락컨텐츠컴퍼니, '브레드 이발소'의 몬스터 스튜디오 등 인기 캐릭터 IP와 160여개의 국내외 캐릭터·콘텐츠 기업이 참여했다.
김준호는 행사 첫날 '김준호와 마쭈' 부스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며 이번 행사의 '히든'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한편, 마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콩순이 캐릭터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지난해 첫 출시돼 전국 '엄빠'의 스트레스를 날려준 대한제분의 표곰이IP를 활용한 곰표맥주는 타 분야와 협업한 기획관 '필소 굿즈 편의점'에 전시돼 성인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유명인 아빠 덕에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데뷔한 마쭈와 달리 그야말로 실력 하나로 업계의 눈에 발탁된 신진 창작자 50인의 캐릭터 상품도 전시됐다. 가수로 따지면 아이돌 연습생과 같은 이들 캐릭터는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후원한 '루키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2연 연속 루키 프로젝트에 선정된 보타스튜디오의 이진아 대표는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노래 '버터'에서 영감을 받은 버터 캐릭터로 인기상을 수상했다. 수상자 특전으로 올해도 참여하여 10대 청소년이 혹할 만한 '미호의 방, 첫사랑 수호단' 캐릭터를 선보였다. 방송작가 출신인 그는 7년 전 캐릭터페이에 왔다가 캐릭터IP에 주목하면서 캐릭터 작가 및 사업가로 인생2막을 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이모티콘 등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각종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며 "빈손으로 시작해 올해 법인사업자로 발돋움하게 됐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유튜브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선 그는 이 또한 콘진원의 '애니메이션 부트캠프'를 통해 업계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신진 작가들에게 루키 프로젝트는 돈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캐릭터 개발 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각종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캐릭터 IP홍보관'에서 만난 토리아트의 윤영철 대표는 오랫동안 기업의 캐릭터 디자인을 해주다 자체 IP개발에 나선 경우다. 토리아트의 '귀초단'은 지난해 콘진원의 '신규 캐릭터 IP 개발 지원사업'을 거쳐 올해 '애니메이션 부트캠프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한국의 귀신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개발한 귀초단은 으스스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가 눈길을 끌었다. 윤 대표는 "귀초단이 신규IP에 선정된 덕에 애니메이션 제작사 CMC미디어와 연결됐다"며 "현재 '신비아파트' 출신 작가가 애니메이션 포맷에 맞는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캐릭터IP의 매력은 확장성
올해 '캐릭터 페어'는 예년과 달리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한국캐릭터협회·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캐릭터디자이너협회·한국캐릭터학회 등 5개의 협회 단체가 중소·대기업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루키 프로젝트를 후원했고 KB국민카드는 'NFT 캐릭터 공모'를 진행했다.
콘진원의 김락균 대중문화본부장은 "루키 프로젝트는 5개 협단체가 50개 작가·업체를 선정한 뒤 올 상반기 창작자 교육 등 쿠킹과정을 통해 그 결과물을 이번 행사에 전시한 것"이라며 "NFT공모전은 캐릭터산업의 미래와 캐릭터IP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짚었다. 그는 "확장성은 캐릭터 비즈니스의 매력이자 핵심"이라며 "자체 기획관인 '필소굿즈 편의점'에 대한제분, 롯데홈쇼핑, 엔씨소프트, 이마트24, 농심 등 대기업을 초청한 이유도 이종 기업들 간 더 많은 협업 기회를 바란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시장 내 컨설팅존을 마련해 콘텐츠 해외진출부터 금융제도 상담, 일자리까지 업계 현안을 한자리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K-팝과 K-드라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핑크퐁 상어가족'를 필두로 K-캐릭터의 폭발적 성장도 기대를 모은다. 김락균 대중문화본부장은 "캐릭터IP는 문화장벽이 낮아 해외 진출도 용이하다"며 "뿌까, 마시마로, 뽀로로, 라바, 몰랑이 등 국내 인기 캐릭터는 대부분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고, 현지에서의 상품 적용 또한 어렵지 않다"고 짚었다. "매년 콘텐츠 수출상담회에 참여하는 바이어의 50% 이상이 애니메이션·캐릭터 분야에 관심을 보인다"며 "작년에 비해 (정상 개최된 올해 캐릭터 페어엔) 바이어수가 3~4배가 늘었다"고 부연했다.
콘진원의 강중구 캐릭터라이선싱산업팀장도 "캐릭터 산업의 매출은 캐릭터 봉제인형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만 가지 품목의 소비재와의 결합(IP 라이선싱)을 통해 발생한다"며 "(곰표맥주와 같이) 캐릭터 IP의 적절한 활용만으로도 저부가가치 상품의 가치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형 산업"이라고 말했다.
콘진원에 따르면 캐릭터 산업시장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하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20년에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회복 추세로 전환돼 2021년 캐릭터산업 규모는 12조2558억원으로 추정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