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산불에 불타는 유럽…英 비상사태 선포

      2022.07.18 18:27   수정 : 2022.07.18 18:27기사원문
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폭염에다 산불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유럽이 말 그대로 '불타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적색경보를 내렸으며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자연 재해가 더욱 흉포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적색경보를 사상 처음 발령했다.

영국의 19일 낮 기온은 섭씨 41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에 따르면 적색경보는 국가 비상 상황에 준하는 수준으로, 폭염이 너무 심하거나 오래돼 그 여파가 보건·복지체계 너머로까지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건강한 사람들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발효된다.


바다 건너 프랑스 기상청도 서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폭염 적색경보를 내렸다. 나머지 국토에는 대부분 1∼2단계 아래인 주황색·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스페인에도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현재 한낮 기온이 43∼44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카를로스 3세 국립대 보건연구소는 이달 10∼15일 사이 폭염 관련 스페인 사망자가 360명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지난주 포르투갈에서도 기온이 최고 47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으로 659명이 사망했다.

유럽을 태우는 재해는 폭염뿐만이 아니다.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는 이달 들어 연쇄적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프랑스 유명 와인 산지인 보르도 인근을 덮친 화마는 임야 110㎢를 태웠고 주민 1만4000명도 피난길에 올랐다.

스페인 남부 휴양지 말라가 인근 미하스 일부 지역도 잿더미로 변했고, 포르투갈 북부 지역도 산불로 300㎢가 피해를 봤다.

포르투갈 국립기상연구소는 본토 80%에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최근 3단계 대비 태세 중 2단계에 해당하는 '비상'을 발령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폭염과 화재를 놓고 기후변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의 루크 해링턴 박사는 "열풍의 빈도뿐만 아니라 강도는 더 세지고 있는데, 그 원인도 기후변화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기후환경연구저널'에 관련 논문을 실은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더 강렬하게,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나타나지 않던 때보다 최근 열풍이 3배가량 더 많이 생겨났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