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신생아 딸 학대 장면 동영상 찍은 아내 "아이 보호하려했다" 혐의 부인

      2022.07.19 04:18   수정 : 2022.07.19 10: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생후 1개월짜리 딸을 때리는 남편을 말리지 않고 학대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은 30대 아내가 법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18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상습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 A씨(34·여)는 "아이를 보호하지 않았다는 게 공소사실이지만 저는 아이를 보호했다"고 주장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자신의 국선변호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판사가 A씨에게 "변호인의 의견과 같은지" 묻자 이를 부인했다. 법원은 A씨와 그의 변호인이 공소사실과 관련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자 다음 재판에서 다시 정리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이에 A씨는 "재판을 빨리 받고 끝냈으면 좋겠다"며 "아이를 떠난 지 오래됐고 아이를 보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피해 아동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생후 1개월 남짓한 피해 아동을 상대로 (남편이)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며 "피고인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남편의) 살인미수 범행의 공범으로 기소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놀라는 소리조차 지르지 않고 계속 영상을 찍었고 수사 과정에서도 사실을 밝히기보다는 남편 편을 들었다"며 "구속 이후에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40대 B씨와 혼인한 뒤 지난 2월 4일 딸을 출생했다. 이후 같은달 17일부터 3월 5일까지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10회에 걸쳐 B씨가 생후 1개월 된 딸을 때리는 등 학대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남편이 딸을 학대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남편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나중에 (남편에게) 보여주기 위해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살인미수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B씨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그는 지난 3월 집에서 딸을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씨는 딸이 울자 코에 분유를 들이붓거나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했다.
그의 딸은 두개골 골절과 함께 뇌출혈 증상을 보였다. A씨 부부는 3월 5일 딸을 데리고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다가 아이의 상태를 보고 학대를 의심한 병원 관계자 측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B양이 학대를 당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