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20비행단, 잇단 '극단적 사고'...부사관 특유의 군기·문화 원인일까
2022.07.20 16:22
수정 : 2022.07.20 17:35기사원문
군 소식통에 따르면 따르면 19일 오전 8시10분쯤 20비행단 영내 독신자숙소에서 이 부대 항공정비전대 부품정비대대 통신전자중대 소속 A하사(21·여)가 숨져 있는 것을 동료 부대원이 발견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정상화 공군참모총장도 관련 보고를 받고 '철저한 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수사단은 충남지방경찰청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비행단은 지난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 중사가 근무하다 성추행을 당한 부대다. 이 중사는 당시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신고 이후에도 동료와 상관의 회유·압박에 시달렸다.
20비행단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3.5배 크기로서 영내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공군 내에선 부대 특성상 평야와 해안 간척지에 위치해 도심과 거리가 멀고 소속 장병들은 영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어 '격오지'로 불린다.
영관급 출신 예비역 공군 장교는 "장교들끼리도 당연히 기수에 따른 군기 문화가 있지만 공군 부사관들은 '그들만의 세계'가 더 철저하다"며 "선배들이 대부분 같은 근무지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할 사람이라서 저항하기도 쉽지 않고, 타 부대로 전출 가더라도 소문이 함께 간다"고 말했다.
고 이 중사 또한 성추행 피해 신고 뒤 다른 부대로 전출까지 갔으나 해당 부대에서도 피해사실 공개 등에 따른 2차 가해를 당했다.
일각에선 공군 부사관의 주요 임관 루트 중 하나인 B학교 인맥을 병영 내 부조리를 뿌리뽑기 어려운 배경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학교는 군사학교로서 졸업생 대부분 정년이 보장된다. 이 중사와 A하사 모두 이 학교 졸업자로 알려져 있다.
정비 계통에서 근무한 군 소식통은 "B학교 출신이 정비·관제 등 공군 주요 보직자로 위치해 있다. 준위 진급자 대부분도 이 학교 출신"이라며 "지휘관들도 이 학교 인맥은 조심스럽단 말이 있다. 학교 때부터 이어온 그들의 군기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정 주기로 근무지를 옮기는 장교와 달리 부사관들은 한 근무지에서 장기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영내 생활 중 부조리를 겪더라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봐 쉬쉬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군 안팎에선 "이번 사건이 혹시 성추행과 연관됐다면 단순한 처벌이나 사과 단계에서 끝내선 안 된다"며 "부대 해체 수준의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우려와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