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끊겼던 '왕의 길' 되살렸다
2022.07.20 13:51
수정 : 2022.07.20 14:17기사원문
이 사업은 오 시장의 숙원사업중에 하나로 조선왕조의 역사를 되살렸다는 성과도 냈다.
종묘는 조선시대에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지난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놨다. 이 과정에서 태종때 설치돼 왕들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北神門)'도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역사적 재구현을 통해 이 문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는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이었다. 궁궐담장의 경우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하는 성과도 냈다.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됐다.
이번 사업은 2000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인다는 목표로 지난 2011년 5월 오 시장이 사업의 첫 삽을 뜬지 12년 만의 결실이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조선의 상징적인 장소다. 종묘로 가는 왕의 길이 복원되면서 끊어졌던 조선왕실의 정기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조선총독부는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구름다리(관덕교)를 놓았다. 이 다리는 철거후 잔재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보관됐다. 일제는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되어 있는 것을 도로의 신설과 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끊어버렸다.
창경궁~종묘간 길의 역사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의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다음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창경궁-종묘 단절구간 연결은 서울시가 지난 2007년 시가 발표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4대 남북축 가운데 '녹지문화축'의 시발점이다.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는 서울도심의 활성화를 목표로 청계천변을 기준으로 4대 남북축(역사문화축, 관광문화축, 녹지문화축, 복합문화축)을 정비해 서울도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이중 창경궁-종묘 연결구간이 포함된 '녹지문화축'은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의 단절된 녹지축을 복원해 창경궁과 남산을 녹지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하고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했다. 또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됐다.
다만 당분간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으로,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과 창경궁을 통행하는 것처럼 진출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