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치는 맛'에 빠졌다…골프 '큰손'된 2030

      2022.07.21 05:00   수정 : 2022.07.21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 사회초년생 이모씨(26)는 최근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다. 골프에 흥미가 붙으면서 골프 장비와 기기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필드에서 다른 사람들의 장비·기기와 내 것을 비교해보니 좋은 제품이 많아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 대학생 황모씨(25)는 지난 3월 부모님 권유로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퍼팅을 성공할 때마다 희열을 느끼며 골프에 흥미를 붙였다.
그는 "골프에 흥미가 생기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나오는 골프 기기와 옷들도 매일 보게 됐다"라고 전했다.

골프 인구 5명 중 1명은 2030… 매출 비중 9%까지 커져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골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골프 인구는 564명으로 지난 2019년 470만명 대비 20% 늘었다. 이 중 2030세대는 전년대비 35% 늘어난 1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인구 5명 중 1명은 2030세대인 셈이다.

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남들과 차별화되는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의 특성이 골프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한다. 이들에게 골프가 색다른 스포츠이면서도 기기·장비 등으로 자신의 '플렉스(Flex)'를 맘껏 펼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2030세대 골프 인기에 불을 붙였다. 야외 활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소규모로 넓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골프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30세대 사이에서 골프 인기가 높아지며 관련 시장에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BC카드가 2019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3년간 골프 관련 업종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골프 관련 업종 매출은 연평균 18.1%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6~2020년 5월 전체 매출액 중 2030세대 매출액 비중은 5.8%에 불과했지만, 최근 1년간 이들 세대 비중은 9.2%까지 확대됐다.

'스마트 골프기기' 출시 릴레이…멀티뷰티템으로 관리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선 이들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스마트 골프기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랙박스·내비게이션 제조업체 파인디지털이 대표적이다. 파인디지털은 최근 골프거리 측정기 '파인캐디'를 출시했다. 파인캐디는 버튼 클릭 한 번으로 0.3초만에 핀까지의 거리를 LCD화면에 보여주는 제품이다.

골프거리측정기 전문기업 '골프존데카'도 2030 젊은 골퍼들을 위해 시계 형태로 착용 가능한 '골프버드 aim W11'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사용자 위치에 따라 자동으로 홀 뷰가 확대되는 '스마트홀 뷰' 기능을 갖췄다. 사용자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벙커와 해저드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골프코스 고저차 정보도 제공한다.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 '루키루키'는 효과적인 퍼팅을 유도하는 '블랙 레이저 퍼터'를 출시했는데 이중 레이저 가이드선을 탑재해 정확한 퍼팅 라인을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수 설계된 그린 레이저로 햇빛 아래에서도 가이드라인을 식별할 수 있어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향후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관련 업계들 제품 출시 전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 업계 자체의 파이도 커지고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골프기기 시장이 고도화하고 스마트 해지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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