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개혐오증'.. 기본 없는 견주들이 부른 사회갈등
2022.07.23 05:00
수정 : 2022.07.24 12: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울산에서 여덟살 아이가 목줄을 착용하지 않은 개에 물려 크게 다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반려견 증가와 함께 개물림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는 사고로 인해 극단적인 '개혐오증'이 생겨나 반려인들과 비반려인들간의 갈등도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개물림 사고의 가장 큰 원인 '보호자'
24일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물림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보호자에서 찾을 수 있다.
근본적인 개물림사고 해결법은 보호자의 제대로 된 교육이다. 사람이 12년간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은 후 사회에 나오듯이 반려견들도 사회화를 통해 사람, 개, 고양이, 자동차 등이 위험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강아지들은 빠르면 태어난지 4개월, 늦어도 1년 이하, 최소 2년까진 사회화 교육을 해줘야 한다.
목줄과 입마개 반드시, 제대로 착용해야
꾸준한 사회화에도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 견종 및 크기와 상관없이 목줄 및 입마개 착용을 필수적으로 해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외출시 입마개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개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그의 잡종이다. 5종 이외의 반려견에 대해서는 견주에게 입마개 착용을 강제할 수 없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맹견을 5종에서 8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동물보호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온라인에 넘쳐나는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큰 개=입마개 의무' 인식이 자리잡아 개를 둘러싸고 시민들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반려인구가 매해 늘어나고 있어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근본적 해결 시급... 반려인 교육 더 중요해져
대형견종인 세퍼트를 기르는 한 견주는 "입마개 착용을 하지 않고 산책을 한다는 이유로 행인에게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며 "입마개 의무견종이 아님에도 최근 계속되는 개물림사고로 인해 대형견들은 잠재적인 맹견이라는 공식이 생겨버린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갈등으로 경찰이 개입된 적도 셀 수 없이 많다"라며 "반려견 교육과 훈련을 하고 에티켓을 지키며 잘 키우는 견주들까지 같이 욕을 먹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부연했다.
반려동물행동교정 전문가 '원조 개통령' 이웅종 연암대 교수는 이처럼 무조건적이고 극단적인 개혐오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울산 개물림사고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많은 반려인들이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한번 생각했으면 한다"며 "수없이 발생하는 개물림사고로 인해 모든 반려견이 맹수로 취급 당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호자들이 반려견 교육과 사회화를 올바르게 시켜주고, 바른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동물의 사회화 교육을 통해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 피해 없이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물림사고가 발생될 때 생겨나는 따가운 시선으로 펫티켓 문화를 잘지키는 반려인들까지 욕을 먹게 해서는 안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호자 판단 아래 문제가 있거나 통제가 어렵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는 2020년 2114건, 2019년 2154건, 2018년 2368건 등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