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비만 허리 뱃살, 척추건강 위협한다

      2022.07.23 09:33   수정 : 2022.07.23 10: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무더운 날씨에 얇은 민소매 셔츠를 꺼내든 A씨(34). 거울 앞에 선 그녀는 자신의 뱃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소위 러브핸들이라고 불리는 뱃살이 배를 빙 둘러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고 생각해 잦은 과식과 늦은 식사 등 바르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가졌던 것이 원인이었다.

체중이 늘어난 탓인지 평소 고질병처럼 나타나던 허리 통증도 심해졌다. 살을 빼보려는 결심에 운동을 다짐해보지만 허리가 욱신거려 쉽지 않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고민하던 A씨는 주변에서 한방치료가 비만과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까운 한방병원을 방문하기로 한다.

A씨처럼 겉으로 볼 땐 정상적인 체형인데 허리 주변에 두툼한 뱃살이 몰려있는 사람을 가리켜 ‘마른 비만형’이라고 말한다. 마른 비만이란 체중은 정상이면서 체지방률이 25% 이상인 유형으로 일반 비만 못지않게 건강에 위협적이다. 복부에 몰려 있는 지방의 대부분은 내장지방으로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당뇨나 고혈압 등 각종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마른 비만은 척추 건강에도 좋지 않다. 전체적인 근육량이 적은데다 복부비만으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척추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되며 부담이 누적될 경우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돌출 혹은 파열돼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증상 발현 시 운동량 감소로 이어지기 쉽다. 이는 체중을 다시 증가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복합적인 대사질환으로 보고 한약처방, 약침치료, 추나요법 등을 포함하는 맞춤 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환자의 비만 정도와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체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 허리의 부담을 완화시킨다. 이어 순수 한약재를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산삼 약침, 자하거 약침 등을 놓아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실제로 산삼 약침의 체중 감소 효과는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삼 약침을 투여한 비만 쥐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체중 감소 및 지방 축적 방지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뼈와 근육, 인대를 적절한 방향으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을 실시해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하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한다. 추나요법의 경우 틀어진 척추 배열을 바르게 교정해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한방치료는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척추의 부담을 해소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셈이다.

치료와 함께 바르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A씨처럼 불균형한 식습관은 마른 비만의 원인이 된다. 식사는 충분히 골고루 하되 음료나 간식은 차츰 줄여나갈 것을 원한다. 하루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며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은 하루 전체 식사량의 50% 이상을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척추와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한 운동법으로는 ‘브릿지’ 스트레칭을 권한다. 먼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두 무릎을 세운다. 이어 숨을 천천히 내쉬며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이때 허벅지와 엉덩이, 허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집중한다.
8초간 자세를 유지했다가 다시 등을 바닥에 붙이는 동작을 총 10회 반복하면 허리 근육을 강화해 척추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마른 비만형의 경우 체질량 지수가 정상 수치로 나오기 때문에 건강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근육이 부족해 말라 보이는 것일 뿐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꾸준한 식단관리와 운동을 통해 볼록 튀어나온 러브핸들과 이별하도록 하자.

분당자생한방병원 이효은 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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