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8초 전력피크 예고… 정비중인 원전 조기가동 '만지작'

      2022.07.24 17:51   수정 : 2022.07.24 17:51기사원문
한 달 넘게 이어지던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전력당국은 전력예비율이 최저 5.4%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는 '순환정전' 카드를 꺼내 들어야 '블랙아웃(대정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해처럼 정비 중인 원전을 조기 투입할지도 주목된다.

■8월 피크…전력당국 바짝 긴장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박일준 2차관은 이날 전력거래소를 방문해 전력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장마가 끝난 뒤 '전력피크' 시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7일께 장마가 끝날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다.

박 차관은 이날 "7월 4주부터 8월 3주의 약 4주간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전력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더욱 긴장감을 가지고 전력수급 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주요 포털사이트와 협력해 실시간 전력수급 상황을 보다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당국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미 지난 7일 덥고 습한 날씨로 최대 전력수요가 93GW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당시 전력예비율은 7.2%까지 떨어졌다. 예비율은 당일 전력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공급예비력을 다시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이다. 예비율이 낮아질수록 전력수급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 통상 발전기 고장 등 비상 상황까지 대비하려면 예비력 10GW, 예비율 10%를 넘어야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당초 산업부는 올여름 '전력피크' 시기를 8월 둘째 주, 이때 최대 전력수요는 91.7~95.7GW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보다 한 달이나 빠르게 수요가 몰렸다.

■'원전강국'…어쩌다 전기 걱정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해처럼 정비 중인 원전을 조기 투입할지 주목된다. 현재 계획예방정비가 진행되고 있는 원전은 신월성 2호기, 한빛 원전 3호기, 월성 원전 2호기, 한빛 원전 4호기 등 4기다.

이 중 신월성 2호기의 설비용량은 1GW로, 오는 31일까지 계획예방정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 재가동이 앞당겨지면 하계 전력 수급기간과 맞물려 전력 공급이 확대된다. 한빛 원전 3호기의 설비용량은 1GW, 월성 2호기의 설비용량은 0.7GW로 다음 달 초·중순 정비를 마칠 전망이다. 산업부가 예상한 전력피크 시기와 겹치는 만큼 조기 투입 시 수급안정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3기 원전이 모두 100% 출력으로 가동되면 총 2.7GW의 추가 전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전력 예비력이 전망치를 밑돌면 현재 시험가동 중인 1.4GW짜리 신한울 1호기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묻지마' 식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밀어붙였던 문재인 정부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하루아침에 원전 포기를 선언하면서 전력 생산능력을 스스로 바닥까지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펴지 않았으면 신한울 1·2호기를 비롯한 상당수 원전이 이미 준공이 됐을 시기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일시적 흐름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세계 주요국들이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다시 원전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해 원자력전략비전을 발표해 원전산업 생태계 재건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영국도 2020년 10월, 2025년까지 많게는 원전 10기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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