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총경 대기발령·'쿠데타' 발언까지..경찰내부 '부글부글'
2022.07.25 15:18
수정 : 2022.07.25 15:59기사원문
■류삼영 총경 응원 이어져
경찰 내부망(폴넷)에는 25일 '총경 회의에 대한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입장문은 "경찰국 신설에 대한 서장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감찰 조사 대상이라면 우리는 여전히 독재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며 "휴일에, 정해진 내부 절차에 따라 모인 서장들을 마치 청장지시에 따르지 않는 불순한 세력쯤으로 규정해 단체 행동과 지시 명령 위반이라며 올가미를 씌우는 것은 전근대적인고 비민주적"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을 위한 경찰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모인 50여명의 서장들이 집단행동이라면 수사권을 지키기 위한 200여명의 평검사 회의는 무엇이란 말인가"라며 "서장들의 충정이 감찰조사 대상이라면 평검사들의 행동도 마땅히 그래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국이 신설되면 경찰이 국민이 아닌 행안부 장관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라는 류 총경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다"며 "류 총경 등에 대한 징계가 실제로 이뤄지면 행안부 경찰국이 지원 조직이 아닌 통제 조직, 지휘조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입장문은 "(류 총경 대기발령 등은) 신설되는 행안부 경찰국에 대한 어떠한 내부 의견도 듣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불통 천명이고 겁박에 다름 아니다"며 "경찰이 원하는 것은 오직 정치권력, 행정 권력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만 보고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입장문에는 공감 및 응원의 댓글이 지속해서 달리고 있다.
아울러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도 이날 경찰 내부망에 입장문을 냈다.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협은 입장문에서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복무규정을 살펴보더라도 휴일이나 의견 수렴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또한 검찰은 일과시간 중에 조직 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목적으로 회의를 한 것을 두고 법률위반이나 복무규정 위반으로 인사 조치를 당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다"며 "검찰이 하면 합법이고 경찰이 하면 불법이라고 한다면 이것이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을 이번 총경회의 참가자라고 밝힌 한 경찰관은 글을 올리며 총경회의가 내부 분열과 갈등을 경계하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쿠데타' 발언에 들끓는 경찰
이 같은 경찰 내부 분위기에 다시 한번 기름을 부은 것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던 길에 언론인터뷰에서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걸 정면으로 위반했다. 군으로 치면 각자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것으로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다.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에 경찰 내부망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내부망에 △"그동안 개최된 '검사회의'나 '법관회의'는 테리인가" △"회의도 의견제시도 못하고 모이면 쿠데타인가" △"정부정책에 대해 구성원들이 논의를 하자는 것이 반역행위인가" 등의 비판의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아울러 오는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예정된 경감·경위급 전국팀장회의에 참여를 독려하는 글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경찰청 앞에는 전국에서 온 근조화환이 속속 도착했다. 전국 경찰관들은 이날 1인 집회를 응원하고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담아 경찰청 건너편 경찰기념공원에 34개의 근조화환을 보냈다.
더불어 직협과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서울역 등 주요 KTX 역사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열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