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돌풍 예견한 듯한 우리 이름처럼 클래식 장벽 낮춰 더 많은 이들과 교감"
2022.07.25 18:03
수정 : 2022.07.25 19:03기사원문
K-팝, K-드라마 등 접미사 "K"의 홍수 속에서 클래식계에 "K" 돌풍을 예상했던 트리오가 있다. 트리오 K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미령, 피아니스트 김미성, 첼리스트 김연진 등 세 자매로 구성된 클래식 트리오다.
■장난감보다 먼저 만난 클래식 악기
정트리오는 대한민국 출신 세계적인 음악가인 정명훈과 그의 두 누나들인 정경화, 정명화로 구성된 트리오다. 현재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은 트리오에서 피아노를, 정경화는 바이올린, 정명화는 첼로를 각각 연주했다.
정 트리오의 성공 뒤에는 그들을 교육한 어머니 이원숙씨의 교육법이 숨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녀에게 맞는 것을 찾아주고, 아이가 그것을 좋아하고, 결심하면 지원해 주는 것이다.
트리오 K의 어린 시절도 정트리오의 그것과 비슷했다.
트리오 K에서 큰 언니이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김미령씨는 "6살 무렵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 맡에 바이올린이 놓여져 있었다"며 "어머니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음악을 담당하셨고, 아버지도 음악을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접했고 이후 바이올린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김미성씨는 "5살 무렵부터 언니와 함께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9살 때부터는 혼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선생님께 레슨을 받으러 다녔다"고 회고했다.
트리오 K의 막내 김연진 첼리스트는 두 언니들의 영향탓인지 어려서부터 남다른 음악성을 보였다. 김연진씨는 일반 중학교에서 전교 1~2등을 하던 수재로 부모님은 다른 길을 가기를 바라셨지만 예고에 입학하게 되면서 트리오 K의 서막이 열리게 된다.
세 자매 중 김미령 바이올리니스트는 이화여대 음악대학 학사 및 석사를, 김미성 피아니스트는 연세대 음악대학을, 김연진 첼리스트는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했으며, 미국에서 모두 석박사를 졸업하고 지금은 국내외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미국, 중국, 한국 등에서 다양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음유시인" 다음달 11일 예술의전당 공연
트리오 K는 다음달 1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정기연주회 "음유시인"을 주제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신지수, 그리고 로버트 슈만의 대표적인 트리오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베토벤의 트리오 작품번호 11은 베토벤 초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3악장은 특별히 ‘거리의 노래‘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신지수 작곡가는 베토벤 작품번호 11의 모티브를21세기 어법을 이용해 새롭게 발전시켜 트리오 K를 위해 작곡했다. 슈만의 피아노 트리오 3번도 무대에 올린다. "음악의 시인"으로도 불리는 슈만은 시와 가곡을 주로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슈만의 곡을 연주하다 보면 노래하는 느낌도 들지만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곡이 듣기 난해하지 않아 다양한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트리오 K는 클래식 음악의 장벽을 낮추고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클래식의 감동을 나누는 것이 목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중, 예고 등에서 프로 연주자를 교육하고 길러내는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클래식을 듣는 귀를 틔워주는 교육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연진 첼리스트는 "임윤찬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에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한국인이 30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하지만 일반 중고교에서는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수업보다 국영수 중심으로 수업을 배분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미성 피아니스트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저녁에 하는 본 연주보다 저렴하게 리허설 공연을 오픈한다"며 "리허설 공연 오픈, 초중등 학교의 방과후 교육, 대학 교양 수업 등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기회를 확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트리오K는 자선음악회 등을 통한 음악 나눔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연주를 할 때 자선음악회가 아니면 평생 동안 클래식 라이브를 듣지 못했을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트리오 K는 물부족 국가인 아프리카와 지진으로 고통받는 헤이티를 위한 기금 모금연주, 구세군 자선냄비 음악회 등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여러 자선음악회 진행해왔다.
김미령 바이올리니스트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장애아동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주는 '뷰티풀 마인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미성 피아니스트는 피아노 스승인 김명진 피아니스트가 만든 '하트피아노장학회'를 통해 10년 넘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김연진 첼리스트는 "첼리스트 요요마를 좋아하는데 클래식 연주뿐 아니라 크로스 오버나 자선음악회는 등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며 "음악가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연주자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