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경회의, 12·12 쿠데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전국경찰서장(총경)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라고 25일 직격해 파장이 정치권으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하나회는 전두환 신군부 시절에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비밀리에 결성한 군대 내의 사조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행안부와 경찰청에서 필요한 조치를 잘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긴급브리핑을 갖고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걸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 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경찰청 지휘부는 지난 23일 전국 190여명의 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을 즉각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 장관은 이번 회의는 국가공무원법상 단순한 징계사유가 아니고 징역 1년 이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범죄 사건이라고 위협적인 발언도 쏟아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 "복무규정 위반이고,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장관은 또한 "역대 정부가 대통령실에 파견된 민정수석실, 치안비서관 등의 경찰공무원들을 통해 음성적으로 경찰 업무를 지휘해 왔다"면서 "행안부 내에 경찰 관련 조직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경찰은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와 더불어 완벽하게 독립된 제4의 경찰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등에서 '검사회의는 되고 경찰회의는 안 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반박했다. 평검사들은 검찰총장 용인하에 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일선 지휘관들이 위수지역을 이탈해서 모였다는 점, 경찰은 (검찰과 달리) 총칼을 동원하는 집단이라는 점 등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e-mail]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