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지르고, 노려보고..한동훈 세번 불러 세웠지만 체면만 구긴 박범계

      2022.07.26 08:06   수정 : 2022.07.26 09: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년 만에 공격과 수비가 바뀐 대정부질문에서 전·현직 법무부장관이 팽팽한 기싸움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법무인 인사 문제를 놓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강하게 압박했고 한 장관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ㆍ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의 첫 대정부질문 주자로 나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에게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의 적법성, 검찰 인사 문제 등을 따져 물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박 의원의 법무부 장관 시절 전례를 들어가며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선제 공격은 박 의원이 가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검찰총장이 두 달째 넘는 공석인데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인사를) 한 장관이 다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즉각적으로 "과거 의원님께서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으로 안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씀 말라"며 한동안 한 장관을 노려봤다.

박 의원은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해 정부조직법 32조에 따르면 장관이 할 수 있는 업무범위에 '인사'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업무는 없는데 인사정보관리단 이라는 직위는 만들었다. 꼼수이고 법치농단"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외형은 법치를 띠고 있지만 실질은 '반법치'"라고 강조하면서 "왜 법무부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수석들까지 검증해야 되느냐"고 따졌다.

한 장관은 "저희의 업무 범위는 객관적으로 1차 검증을 해서 판단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저희는 인사권자가 의뢰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1차 검증을 하게 된다. 대법관의 경우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인사검증을 할만한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검찰총장이 두 달 넘게 공석인 가운데 한 장관이 검찰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서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임명될 때 검찰총장은 없었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이 질문은 안 하려고 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서도 한 장관에게 물었다. 박 의원은 "행안부 장관 소관이기는 하지만 130회 이상 압수수색을 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압수수색 횟수 아닌가. 과잉수사 아니냐"고 질책했다. 한 장관은 "제가 경찰이 수사하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남발하거나 그러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박 의원은 한 장관을 세 차례 불러 세웠다. 한 장관이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이나 박범계 의원의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 패싱' 의혹 등을 거론하며 맞받아치는 대목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대통령 시정연설 등을 제외하고는 회의 중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국회의 오랜 관례"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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