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불청객' 불법 드론 기승…사생활 침해에 공항 마비

      2022.08.01 06:00   수정 : 2022.08.01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드론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안보상 비행금지구역이나 공항 인근에서 허가없이 드론을 띄우는 불법 비행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항에서 비행기가 아예 뜨지 못하는 가 하면 보호받아 할 사생활이 무방비로 누출되는 등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불법 피해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드론 운용에 대한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관리·감독 체계를 일원화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3년간 비행금지구역 175건·관제권 123건 불법 비행

7월31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드론 불법 비행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총 116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9년(74건), 2020년(100건)에 이어 매년 급증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만해도 과태료 부과 건수만 71건에 달해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부과 건수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현행법상 서울 강북지역과 휴전선, 원전 주변 등은 국가 안보상 이유로 드론을 띄우면 안 된다. 또 관제권(공항주변 반경 9.3㎞), 야간 비행 뿐 아니라 인구밀집지역 역시 추락시 인명피해 우려로 비행이 제한된다.

해당 지역에서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 드론을 날릴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있다.

최근 3년간 드론 불법 비행이 빈번하게 발생한 곳은 비행금지구역(175건), 관제권(123건) 순이었다.

실제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3.3km 지점(관제권내)에 띄운 불법 드론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여파로 항공기 5대가 이륙하지 못한 채 활주로에서 대기하거나 4대는 활주로에 착륙하지 못한 채 다시 비행상태로 전환하는 바람에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 가 하면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민간에서도 사생활 침해를 포함한 중대범죄에 악용되는 등 불법 드론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고층 아파트에 드론을 날려 사생활을 불법 촬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8일 오후 10시께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에 드론을 날려 옷을 탈의한 성인 남녀 4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다.

교육훈련 부족..관리·감독 일원화 필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드론 불법비행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폭증한 드론 등록 대수에 비해 관련 훈련 및 교육 체계가 부실한 점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국내 드론 등록 대수는 지난 2014년 357대에서 지난해 5월 2만6035대로 70배 이상 폭증했다. 이 같이 드론 비행을 취미나 동호회 활동으로 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도 관련 교육훈련 기회가 부족하고 비행금지 구역에 대한 홍보 부족 등으로 불법 비행 적발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불법 비행으로 이어진 사례를 보면 비행금지구역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250g 이상 2㎏ 이하 소형 드론의 경우 6시간 온라인 교육 등 이수만 하면 조종 자격 취득이 가능해 앞으로 교육 훈련 체계를 보다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드론 관리주체가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는 탓에 불법 드론 비행에 대한 효율적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국토부는 불법 드론 비행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국방부는 비행금지구역 내 드론 출현 현황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드론 탐지레이더에 적발된 관제권내 드론 현황 등을 각각 관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드론 불법 비행에 대한 자료 산출 기준마저 부처별로 상이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근영 교수는 "미국에서 드론 등록 및 관리를 미연방항공청(FAA)에서 담당하듯 국내도 국토교통부 등 핵심 부처를 지정해 드론관련 전반적인 통계 관리를 진행해 불법 비행을 예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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