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경찰국 갈등... 류삼영 "국무회의 통과는 졸속", 류근창 "파출소장 회의는 강행"
2022.07.28 07:00
수정 : 2022.07.28 07: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행정안전부가 경찰국을 신설하면서 일부 경찰 수뇌부가 불복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선 경찰관들이 30일 개최하려던 '14만 전체 경찰회의'가 취소되면서 갈등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는 강행이 예고됐다. 또 경찰 내 노조 격인 직장인협의회(직협)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모양새다.
■일부 경찰, 권한쟁의심판 논의
2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경찰국 신설안 국무회의 통과는 졸속이다"며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밝혔다.
류 총경은 "국회의 시간이 왔다"며 "법치주의, 적법 절차의 원칙, 포괄위임금지의 원칙, 법률 우위의 원칙 등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정부조직법과 경찰법 취지를 잠탈하는 대통령령에 대해서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류 총경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경찰 일원들과 관련 불복절차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행정안전부 경찰국 인선작업이 시작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파견 인력 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온 조직 내부 분위기에 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 이후 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대론이 더욱 강경해졌다"며 "모든 경찰관의 감정을 건드린 발언으로 이런 분위기 속에 경찰국 파견은 개인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이 30일 개최하려던 전체 경찰회의가 취소됐다. 이날 회의를 주도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 자진철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경감은 "어제 국무회의 통과로 경찰국 설치가 확정됨에 따라 어떠한 사회적 해결방법이 없어진 현실에서 전체 경찰 이름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화풀이는 될지언정, 사회적 우려와 부담을 줘 경찰 전체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철회 배경을 밝혔다.
■전체회의 취소에도 회의 강행
그러나 여전히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는 남아 있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를 개최한 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경찰 내부망 글에서 "전국 지구대장, 파출소장들도 팀장님들 회의에 참여하겠다고 이곳에 제안한 동료로서 30일 오후 2시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직협은 이날 서울역과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전과 1인 시위를 계속 진행한다.
직협이 주도하는 경찰국 반대 의원소개 청원 참여자는 전날 오후 8시 기준 21만 건을 돌파했고, 직협은 국회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경찰청 주무관노조도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경찰국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연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세종경찰청을 시작으로 사흘간 전국 시도경찰청을 통해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감 이하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선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