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에 자금 유출?...국내 자본시장 영향은

      2022.07.28 16:24   수정 : 2022.07.28 16: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75bp(1bp=0.01%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이 관심이 모인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지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역전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예상된 인상폭", "선반영 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거나 오히려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금리 인상 타격 적다…실적 볼 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FOMC 결과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자이언트 스텝은 사실상 예견된 수준이었고, 특히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 조절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FOMC를 통해 75bp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많은 부분이 반영됐다는 평가 속 상승세가 이어졌다"면서 "미 증시가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FOMC 이후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돼 원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 회의인 9월 FOMC 이전에 연준은 두 번(7, 8월)의 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 조정과 가계의 구매력 약화가 소비자물가를 점차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물가가 추세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한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을 지금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도 약 1.2% 상승했지만 중순 이후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월간 기준 올 들어 최초로 1조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이전 매도 규모에 비하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반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 '경기 침체·둔화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매크로(거시경제) 변수가 아니라 개별 기업의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현재의 국면이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면서도 성명서를 통해 "소비와 생산이 둔화(softened)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를 움직이는 중요한 변수는 이제 금리가 아니라 실적으로 넘어왔다고 본다"며 "다만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반영될 부분이 있는 상황이다. 증시가 크게 반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속절 없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채권시장도 안도…"9월엔 50bp 인상에 그칠 것"
채권 시장도 이번 금리인상에 안도감을 나타냈다. 시장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 시장인 미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줄면서 국내 채권 시장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은 미국채 시장과 동조화를 이루는 만큼, 미국채 시장의 호재는 국내 채권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날 파월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발언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잠재울 거라는 평가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미국의 긴축 우려가 낮아지면서 연말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채권시장 변동성을 점차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9월 FOMC에서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물가가 예상을 상회하거나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다면 연준이 세번째 75bp 인상을 할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까지 에너지 가격 하락, 주택지표 및 선행지표 부진 등 최근과 같은 기조가 강화된다면 연준은 9월 FOMC에서 50bp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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