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외계+인’의 절도죄

      2022.07.29 21:08   수정 : 2022.07.29 21:08기사원문

영화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는 우주선에 외계인, 로봇, 도사까지 한국 영화에서 보기 쉽지 않았던 소재들이 한꺼번에 등장합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판타지, 액션물로서 기존에 없었던 신선한 조합과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작품 속에서, 도사 무륵(류준열 분), 이안(김태리 분), 흑설(염정아 분)과 청운(조우진 분), 자장(김의성 분) 등은 어부의 그물에서 발견된 신검을 서로 차지하려고 합니다.

이와같이 소유자가 없는 신검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고 이를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소유자가 없는 물건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면 점유한 사람이 그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즉, 어부의 그물에 의해서 발견된 신검이 소유자가 없는 물건이라면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사람이 신검의 소유자가 됩니다.절도죄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즉, 타인소유-타인점유의 재물을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하나, 타인소유-자기점유의 재물은 가져가면 횡령죄가 성립합니다.재물은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유체물로서 관리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채권 등의 권리는 유체물이 아니어서 절도죄의 대상인 재물은 아니지만 이러한 권리가 화체된 어음, 상품권, 예금통장 등은 절도죄의 대상인 재물이 됩니다.

해, 달, 별 등은 유체물이지만 관리할 수 없으므로, 정보, 사상 등도 물리적인 관리가 불가능하므로 절도죄의 대상인 재물이 아닙니다. 당연히, 사람의 마음도 재물이 아니므로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고 하더라도 절도죄가 성립할 수는 없습니다.재물은 소유자가 소유권의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주관적 가치나 소극적 가치만 있으면 족하고, 경제적 교환가치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발행자가 회수하여 세 조각으로 찢어버린 약속어음, 애인의 사진 등도 재물이 될 수 있습니다.마약, 불법소지무기, 위조 통화와 같이 법률에 의해서 소유나 소지가 금지되어 있는 금제품은 재산죄의 대상인 재물이 될 수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금제품이라고 할지라도 몰수되기 전까지는 그 소지자의 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서 재물성을 인정합니다.무주물(無主物), 즉, 소유자가 없는 물건이나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 등은 타인의 재물이 아니어서 이를 훔쳐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포획되지 않은 야생동물은 소유자가 없는 무주물이고, 사육하는 야생동물도 다시 야생상태로 돌아가면 소유자 없는 무주물이 됩니다.

즉, 야생의 새나 동물은 소유자가 없는 무주물이어서 사냥을 통해서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다른 법에 저촉될 수는 있어도 절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강이나 바다의 물고기 등도 소유자 없는 무주물이어서 낚시나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도 절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소유권을 포기해도 무주물이어서, 어떤 사람이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뿌린 돈을 주워가더라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현금수송차량에서 흘린 돈이나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돈을 주워가면 소유권를 포기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의 신검은 소유자가 없는 물건인 무주물로서 어부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면 어부가 소유자입니다. 어부가 마을 현감에게 받치면 마을 현감이 신검의 소유자가 됩니다.
타인의 소유가 된 신검을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하고, 훔친 신검을 다시 훔쳐도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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