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6%대 상승에도 '물가 정점' 아직…10월 전환점 될까

      2022.08.02 11:00   수정 : 2022.08.02 11:00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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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의 서울 시내 최저가 셀프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2.7.3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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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소비자물가가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 상승률을 찍었다.

정부는 10월께를 정점으로 고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지만, 휴가철·추석명절 수요 등 물가 자극 요소가 적잖고 대외여건 불확실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6.3% 올랐다. 6월 6.0%로 2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달은 오름폭을 더 키웠다.
두 달 연속 6% 이상 물가상승은 1998년 10~11월 이후 23년8개월만이다.

7월 물가상승을 견인한 건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8.9%)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6.0%)다. 기여도는 각각 3.11%포인트(p), 1.85%p로 7월 물가상승분(6.3%) 중 근 80%를 차지한다.

가공식품 중 식용유는 1년 전보다 55.6% 급등했다. 밀가루(36.4%), 국수(32.9%), 부침가루(31.6%), 빵(12.6%) 등 10% 넘게 오른 품목만 25개다.

외식물가는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갈비탕(12.6%), 자장면(11.9%), 치킨(11.4%) 등 13개 품목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7.1% 상승했고 특히 폭염과 비에 채소류가 25.9% 급등했다. 오이(73%)와 배추(72.7%), 시금치(70.6%), 상추(63.1%), 파(48.5%) 등이 많이 올랐다. 축산물도 수입쇠고기(24.7%), 돼지고기(9.9%) 등이 오르며 6.5% 상승률을 보였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작성해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정부는 10월을 전후해 고물가가 누그러질 것으로 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대외요인에 추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9~10월이 (물가) 정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같은 날 "추석을 기점으로 농식품 물가가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 국제유가는 다소 하락세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1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4.8% 급락한 배럴당 93.8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전거래일보다 3.79% 떨어져 배럴당 100.0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둔화되고, 곡물가격도 지지난달부터 둔화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가격도 그렇다"며 "높은 물가상승세를 주도한 대외 불안 요인들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승폭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봤다.

7월 석유류는 전월 대비 0.1% 내렸고,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지난달 31일 1800원대에 진입했다.

다만 국제정치에 따라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는 상존한다. 지난달 1일(현지시간) JP모간 체이스는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하루 500만배럴의 석유 생산을 줄이면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환율도 여전하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른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0원(0.38%)오른 130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4월 평균 1235.09원, 5월 1268.38원, 6월 1280.83원 등 계속 오르는 추세다.

기상여건도 먹거리 물가에 일부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7월27일 기준 전국 평균 폭염 일수가 6.5일에 달해 평년보다 폭염 일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며 향후 주요 식자재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재원자재 가격, 유가 등에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물가상승률) 숫자는 늦가을쯤 안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모든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금리인상과 유류세 인하 등 조세 재정 정책, 보조금 등으로 가격 상승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6월 내놓은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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