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얼어붙은 IPO 시장… ‘대어’ 쏘카, 불쏘시개 역할하나

      2022.08.02 18:39   수정 : 2022.08.03 08:35기사원문
올해 8월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조단위 '대어'인 쏘카가 시장을 녹이고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니콘 특례상장 트랙(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을 이용해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하는 1호 기업인 만큼 컬리, 케이뱅크 등 후발주자의 흥행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오는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10~11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이며, 시가총액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최소 1547억원에서 최대 2048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고평가' 논란 해소 위해 안간힘

IPO 업계는 이번 쏘카 상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철회하는 등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쏘카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성공적 결과를 낸다면 하반기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한결 부담을 덜 가능성이 크다.

쏘카는 최근 IPO 시장에 불고 있는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초 쏘카는 1일부터 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9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과 15일 두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반기 요약 재무제표를 추가했다.

또 할인율을 종전 50~33.9%에서 48~31.1%로 낮췄다. 최근 IPO대어들이 몸값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인식으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모가를 맞추지 못했고 결국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받기 어려워 상장을 대부분 미뤘다. 이에 쏘카도 한때 밸류에이션이 3조원까지 거론됐던 기업이지만 1조원대 중반으로 낮췄다.

다만 비교기업 선정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면서 기존 공모밴드는 유지했다. 쏘카는 비교기업에 국내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제외하고 우버, 리프트, 그랩 홀딩스, 고투, 버드글로벌, 오비고 등 글로벌 기업들을 선정했다.

상장 후 주가 흐름도 고려해 유통주식도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구주매출 대신 전량 신주 455만주 발행에 나서는 데다 유통물량 비중도 낮추는 등 위축된 시장 분위기에 맞춰 IPO를 진행한다.

■후속주자 컬리, 케이뱅크도 IPO 대기

증권가에서는 쏘카의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유니콘 특례상장 2호 기업으로 유력한 컬리도 상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컬리는 테슬라 요건과 유니콘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 데뷔에 도전하고 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직전 연도 매출이 30억원 이상이거나 2년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200% 이상이라면 적자기업이라도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컬리의 시가총액은 3조원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케이뱅크도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예정대로 오는 11월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해 2878억원 매출을 올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8조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국내 증시뿐 아니라 IPO 시장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작용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글로벌 통화긴축 및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고,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려운 탓에 IPO 대어들이 상장계획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컬리와 SSG닷컴 같은 대형 IPO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쏘카의 공모 결과가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을 보면 결코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공모 확정가가 약세로 접어든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모가를 기반한 수익률 반등을 예상할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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