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아들 "북한 만행 널리 알려달라" 새 유엔 북한인권보고관에 편지...

      2022.08.03 12:32   수정 : 2022.08.03 12: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 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아들이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게 e메일로 보낸 편지를 2일 공개했다.

이 씨의 아들은 이번 편지에서 "아버지가 북한 군에 총살을 당하고 시신이 불태워진 '반인권적인 북한 행위의 심각성이 불러온 한 가정의 불행에 대해 말씀드리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전했다.

이어 편지엔 “북한은 사람의 생명을 코로나바이러스 취급해 비무장의 민간인을 총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웠다”며 “아버지의 죽음조차 확인하지 못했지만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부는 월북자라는 오명까지 씌워 그 죽음을 정당화시켰다”고 호소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 다수를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한 데 대한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담겨있다.



이 씨 아들은 또 “정보공개 청구 승소 판결에도 문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항소로 대응하며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저는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하신 문 전 대통령의 편지 내용을 믿고 기다렸지만, 아무 조치 없이 퇴임하며 관련 서류를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봉인해 15년 동안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썼다.

이번 편지엔 또 열악한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서 “더는 힘없는 생명이 인권을 침해 당하고 사실이 왜곡돼 진실이 은폐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며 “누구도 권력의 힘을 내세워 인권을 짓밟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인권보고관님께 부탁드리고 싶다”며 "더는 아버지 죽음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의 아픔과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김 변호사는 “아들이 전 정부를 상대로 북한 군에 의해서 아버지가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이겼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 정보를 못 보게 감췄다'며 '이에 대해서 신임 인권보고관이 노력을 함께 해달라'는 취지와 두번째는 '더 이상 한반도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런 북한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려달라는 두 가지 취지로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고 이대준 씨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 측 서해상에서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은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변호사는 살몬 신임 보고관이 임기 첫 날인 1일 발표한 성명에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대한민국을 방문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살몬 신임 보고관 방한 시 유족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 유족들은 이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문재인 당시 정부에 청구'했다가→ △'거부 처분'을 받자 불복해 → △'국가안보실장과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 △이후 '국가안보실과 해경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 → △지난 5월 '문 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면서 관련자료,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가안보실과 해경이 항소를 취하해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1심 판결이 확정됐지만, 유족 측의 청구에 대통령기록관은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유족 측은 지난 4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 “법원에서 공개하라고 판결한 정보까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한 대통령기록물법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소를 제기한데 이어 지난달 20일 다시 문 전 대통령이 지정한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라며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 변호사는“사법부가 심리하고 재판해서 보여 준 것까지 삼권분립 체제인데 대통령이 임의로 지정하는 순간 사법부 판결을 무시하고 비공개 처리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삼권분립에 반한다라고 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며 “헌법재판소가 이 부분에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도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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