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3년만 한자리…'대만해협 놓고 긴장 고조'

      2022.08.04 21:42   수정 : 2022.08.04 21: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4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한·중·일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앉은 가운데 대만 해협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한·중·일 외교장관이 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3년 만이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초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등을 맞이해 인도네시아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부장과 회담한 바 있다. 하야시 외무상과도 지난달 방일 일정을 통해 만났다.


회의 참석자들은 올해 아세안 관련 회의 주제인 '도전에 대한 공동대응' (Addressing Challenges Together) 아래 팬데믹 이후의 경제회복 및 보건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 및 미얀마 등 지역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아세안+3 회의는 지난 1997년 동아시아에 닥친 금융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이후 금융 위기와 식량 비상사태에 대비한 안전망 제공을 위해 역할을 해왔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중·일 3국이 함께 일하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3국 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회의장은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등 대만 해협을 둘러싸고 긴장 수위가 높아져 긴장이 역력한 분위기였다.

외교가에 따르면, 회담 당시 아세안 일부 국가에서 대만 해협에 대한 의견이 나오자 왕이 부장은 "모든 문제 근원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

중국은 피해국"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영토의 안정성,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피해자'에 책임을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특히 한 테이블에 앉았던 왕이 부장과 하야시 외무상은 박 장관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에 대해 "문제가 있다", "일본은 자격이 없다" 등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음 발언 차례였던 하야시 외무상이 중국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맞받아치는 모양새가 됐다. 왕이 부장은 곧바로 "용납하기 힘들다. 일본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에 별도의 반응을 내비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 '코디네이터'로 참석했던 박 장관은 관련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오후 열린 예정이던 중·일 양 장관 간 회담도 무산됐다.
중·일 간 대립구도와 한·일 간 강제징용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3국 정상회담이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박 장관은 △한-아세안 △아세안+3 △한-브루나이 △한-아세안 사무총장 △한-뉴질랜드 △한-일 △한-동티모르 회담을 소화했다.


이어 박 장관은 5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역내 주요국이 참석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북한, 유럽연합(EU) 등 총 27개 회원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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