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의 절규...휘발유·경유 가격역전 '사상 최대'
2022.08.09 05:00
수정 : 2022.08.09 05:00기사원문
국제 유가 하락으로 휘발유 가격은 내려갔지만 휘발유 가격 보다 높은 경유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휘발유 가격과 격차도 사상 최대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싼맛에 타던 경유, 휘발유보다 92.6원 더 비싸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 평균 경유 판매 가격과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각각 1941.43원, 1848.83원으로 경유가 휘발유 보다 92.6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디젤차 운전자들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젤차 운전자 A씨는 “최근 기름을 넣을 때마다 높아진 경유 가격에 깜짝깜짝 놀란다”며 “최대한 짧은 거리는 걸어다니고, 아니면(거리가 멀면)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고 다닌다”고 하소연 했다.
수요 못따라가는 공급, 마땅한 대책도 없어
이처럼 경유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유 사용량이 많은 유럽연합(EU)은 올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줄이는데 합의했지만 마땅한 대책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세계적인 정유플랜트 회사들이 경유 플랜트 부문에 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차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 더 이상 경유 수요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생산증설 등에 투자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최근 경유의 출고가격이 휘발유를 역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며 “보통 휘발유에 포함된 세금이 100이라고 치면 경유는 90정도인데 평균 경유 판매 가격이 더 높은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유럽에서 경유 공급이 줄고 수요는 그대로라서 (경유)가격이 올랐다”면서 “앞으로도 세계적인 정유플랜트 회사들의 경유 증설 투자 등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