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물주머니' 수도권 상공서 오도가도 못하고..장마와 완전히 달랐다
2022.08.09 07:23
수정 : 2022.08.09 07:23기사원문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북쪽 티베트고기압과 절리저기압은 한랭건조한 공기를 내려보내고 있고,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은 남부지방의 남쪽까지 가장자리를 확장한 채 고온다습한 공기를 올려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부딪치면서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특히 '충돌의 강도'가 매우 강해 정체전선에 동반된 비구름대가 '동서 길이는 길고 남북 폭은 좁은' 형태로 형성됐다. 비가 한정적인 구역에 아주 세차게 쏟아지는 이유다. 중부지방과 달리 가뭄이 심각해 비가 요원한 남부지방에서는 이날 비가 내리지 않고 찜통더위만 이어졌다.
최근 기압계 영향으로 한반도 상공에는 다량의 수증기가 모인 상태였다. 오호츠크해 고압능은 거대한 '공기 벽'이 돼서 절리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고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우리나라 북동쪽으로 이동해 수증기를 공급, 공기를 부풀리면서 고압능이 형성됐다. 한반도 상공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물주머니'가 되어있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과 충돌을 일으키며 비구름대가 발달했고 이것이 한반도 상공의 물주머니를 터뜨렸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장마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과 장마전선의 발생원리는 같다. 하지만 장마란 여름 초중기에 발생하는 특정 현상을 일컫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1일까지 중부지방과 전라, 12일 충청과 전북, 13일 오전 충청에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