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표 "곽상도 아들, 무슨 병인지 몰랐다"

      2022.08.10 17:50   수정 : 2022.08.10 17: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씨에게 지급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이 '질병 위로금'이라고 주장해 온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가 병채씨의 병명이 무엇인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남욱 변호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김만배씨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화천대유 대표 이성문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화천대유가 병채씨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한 사실, 병채씨의 진단서 발급 사실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곽병채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고 이씨는 "본인(곽병채)이 낸 것으로 아는데 확인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화천대유에서 곽병채 진단서를 요청한 사실에 대해 대표이사가 모를 수 있는가"라고 물었고, 이씨는 "현장 비상 상황이라 퇴직 절차에 대해 특별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진단서 제출과 관련해서도 그 당시에 신경 쓸 사안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씨는 또 병채씨의 병명이나 증상 등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곽병채가 제출한 진단서에 기록된 병은 어지럼증이 발생한 뒤 30초 뒤에 사라지는 경증 질병이라는 점을 알고 있나"라고 묻자 이씨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어 "증인 증언에 따르면 인사위원회 회의록도 곽병채가 몸이 안 좋아져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 대해 각 임원 동의를 구하는 차원에서 작성됐다고 하는데, 증인은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서명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내용을 다 읽지 않고 서명한 것이 맞는다"면서 "곽병채가 회사를 그만둬야 할 정도로 많이 아파 추가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고, 저나 다른 임원들도 곽병채가 심한 질병을 앓고 있지만 프라이버시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고 했다.

50억원의 거액을 질병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면서도 실제 구체적인 병명이나 증상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청탁을 받고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의 돈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2016년 4월께 제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보석으로 풀려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처음 공판에 출석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휴정 시간 아들 퇴직금 관련 사실을 몰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한테 얘기해 준 사람이 있어야 알지 않겠나. 저는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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