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밀어붙이는 쏘카, IPO 불씨 되살릴까

      2022.08.10 17:59   수정 : 2022.08.10 17:59기사원문
카셰어링 전문업체 쏘카가 상장을 강행한다. 고평가 논란에도 증시 입성을 결정한 것이다. 최근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한 바 있어 쏘카의 행보가 IPO 투자 열기를 다시 일으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약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3만4000원)보다 17.6% 낮은 2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물량은 기존 455만주 대비 20% 줄어든 364만주, 모집 총액은 1019억원으로 종전(1541억원)보다 34.1% 감소했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약 966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쏘카의 수요예측을 두고 "기대 이하"라고 평가한다. 긴축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대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때문으로 풀이했다. 국내 렌터카 업체와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 1위 카셰어링 플랫폼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79.6%를 보유한 과점기업"이라면서도 "모빌리티 플랫폼시장 내 경쟁이 심화될 경우 시장점유율 감소 및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 리스크도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일각에선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가운데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대감도 표시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카셰어링부문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 개선이 확인될 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쏘카가 상장을 강행하면서 케이뱅크, 컬리 등 예비 장외 '대어'들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투자업계는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1조2500억원을 투자받은 터라 상장을 해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다. 쏘카와 같이 유니콘 특례상장으로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컬리는 상장 이후 어떤 주가 흐름을 보일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공모주 열기가 식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특례상장은 현재가 아닌, 미래 실적에 기반해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공모 단계에서는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유통되지 않으므로 정보 비대칭이 발생한다"며 "상장 당일에는 공모기업에 대한 기대가 극대화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쏘카가 직원들에게 손실에 대한 50% 보상까지 약속했지만 우리사주 청약신청율이 4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우리사주조합 청약신청률은 최종 39%선이다.

앞서 쏘카는 이달 4~5일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청약신청을 받았으나 약 17%선에 그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직원들의 외면에 쏘카는 '손실을 50% 보전해준다'는 약속을 내걸고 청약신청을 다시 받았으나 결국 40%를 채우지 못했다.
쏘카 임직원 A씨는 "차라리 금리를 낮춰주는 거면 몰라도 의무예치 종료 후 5일 이내 50% 보상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 실패에 이어 우리사주조합 청약 부진까지 겹치며 쏘카에 대한 시장의 고평가 의심은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반영해 최대한 투자자 친화적으로 공모구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이주미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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